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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 70% “탈세해도 적발 가능성 낮아…걸려도 솜방망이 처벌”

입력 | 2023-03-10 14:34:00

오호선 국세청 조사국장이 23일 세종시 국세청 정부세종청사에서 외화자금을 빼돌리고 국부유출을 고착화하는 역외탈세자 53명에 대한 세무조사 내용을 발표하고 있다. 2022.11.23


국민 10명 중 7명은 탈세를 하더라도 적발될 가능성이 낮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탈세 행위가 적발되더라도 충분한 처벌이 이뤄지지 않는다는 응답도 전체의 75%에 달했다.

10일 한국조세재정연구원이 전날 발표한 ‘납세의식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탈세하는 사람들이 과세관청에 발각될 가능성에 대해 ‘높다’고 응답한 비율은 30%에 그쳤다.

반면 가능성이 ‘낮다’는 응답은 70%를 기록했다.

연령별로는 20대가 36.1%로 탈세 발각 가능성을 가장 높게 봤고, 30대(31.8%), 60대(29.4%) 등 순이었다.

부정직한 세금 납부에 대한 사회적 지탄이나 처벌 정도가 충분한 지에 대해선 ‘매우 그렇다’가 4.6%, ‘대체로 그렇다’ 19.9% 등으로 전체의 약 25%를 밑돌았다.

2012년(15.2%), 2015년(14.6%) 등 과거와 비교해 긍정 응답이 늘었지만 여전히 국민 4명 중 3명은 탈세 처벌이 충분하지 않다고 본다는 의미다.

적발될 가능성이 전혀 없다면 세금을 회피할 것인지를 묻는 문항에는 ‘전혀 그렇지 않다’(44.0%), ‘별로 그렇지 않다’(27.3%), ‘대체로 그렇다’(20.5%), 매우 그렇다(8.2%) 등 순으로 높게 나타났다.

조세연은 “‘별로 그렇지 않다’는 응답은 과거에 비해 감소했으나 ‘전혀 그렇지 않다는 응답’이 크게 증가해 사회적 규범이 강화된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고 밝혔다.

납세의식 설문조사. 한국조세재정연구원 제공



가족, 친구, 직장동료 등 지인들이 세금을 정직하게 납부하는가에 대해서는 ‘그러하다’고 응답한 비율은 89.8%로 ‘그렇지 않다’(10.2%)보다 월등히 높았다.

교육수준별로는 대졸 이상(대졸 92.4%, 대학원 이상 90.3%)이 고졸 이하(중졸 이하 86.9%, 고졸 86.6%)보다 세금 납부에 대한 긍정 비율이 많았다.

본인이 세금을 정직하게 납부하지 않은 사실을 주변에서 알았을 경우 전체 응답자의 74.3%는 주변의 부정적 인식 가능성이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각종 세금에 대한 이해도는 55%가 ‘스스로 잘 아는 편’이라고 답했고 ‘대체로 잘 모른다’(41.6%), ‘전혀 모른다’(3.4%) 등 응답이 뒤를 이었다.

세금 납부 시 드는 생각으로는 ‘국민의 기본 의무이기에 전부 낸다’는 응답이 42%, ‘가능하면 조금이라도 줄이고 싶다’가 37.2%로 집계됐다.

연평균 소득이 낮을수록 ‘전부 낸다’는 응답이 높았고, 소득이 낮을수록 ‘빼앗기는 기분이 들어 내고 싶지 않다’는 응답이 높았다.

근무하는 회사가 탈세한 사실을 알았을 때 대처행동으로는 ‘재직 중에는 알리지 않고 회사를 그만둔다면 국세청에 알릴 것이다’는 응답 비율이 36.7%로 가장 높았다.

이어 ‘탈세는 범죄이므로 국세청에 알린다’(32.7%), ‘근무하는 회사에 해가 되므로 알리지 않는다’(23.9%), ‘탈세제보 포상금을 위해 알린다’(6.7%) 등 순으로 높게 나타났다.

소득 미신고 적발 시 벌금이나 형사 처벌 수준에 대한 생각은 ‘낮은 수준’(49.7%)이라는 응답이 ‘적당한 수준’(28.5%)보다 두 배 이상 높은 수준을 보였다.

한편 이번 조사는 조세연이 ‘납세자의 날’을 맞아 전국 17개 시도에 거주하는 만 25~64세 성인 남녀 2400명을 대상으로 진행했다.

(세종=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