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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애니 열풍·美애니 천만…‘영화 강국’ 韓애니메이션의 현재는?[이승미의 연예위키]

입력 | 2023-03-10 17:00:00


‘스즈메의 문단속’, ‘더 퍼스트 슬램덩크’ 스틸

일본 애니메이션이 극장을 점령했다. ‘더 퍼스트 슬램덩크’(슬램덩크)가 1월 4일 개봉해 9일까지 390만 명을 넘게 모으며 일본 애니메이션 국내 흥행 1위를 차지한 데 이어 8일 개봉해 곧바로 박스오피스 1위를 차지한 ‘스즈메의 문단속’이 빠르게 관객을 끌어모으고 있다. ‘슬램덩크’ 이전까지 일본 애니메이션 최고 흥행 기록(380만 명)을 가지고 있던 ‘너의 이름은.’을 만든 신카이 마코토의 신작이니만큼 ‘스즈메의 문단속’이 또다시 새로운 흥행 기록을 쓸 수 있을지 영화계 안팎의 관심이 쏟아진다.



‘극장판 귀멸의 칼날: 무한열차 편’, ‘라이온 킹’ 스틸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이 돈 번 애니메이션은?
국내에서는 ‘슬램덩크’와 신카이 마코토 감독이 애니메이션 1위 자리를 두고 엎치락뒤치락하고 있지만 일본에서는 2020년 개봉한 ‘극장판 귀멸의 칼날: 무한열차 편’(귀멸의 칼날)이 역대급 흥행 기록을 세우며 왕좌를 차지했다. 감염증 여파로 극장이 정상 운영되지 않았던 개봉 당시 국내에서도 218만 명을 모아 나름 흥행했으나 일본에서는 16일 만에 1000만 관객을 돌파했고 2800만 명이 넘는 최종 관객을 모아 일본 역대 박스오피스 사상 최고 흥행 기록을 세웠다. 일본에서만 403억 엔(약 3911억 원)을 벌었고 5억 306만 달러(약 6645억 원) 글로벌 수익을 올려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은 돈을 번 일본 애니메이션으로 등극했다.



전 세계 모든 애니메이션 중 역대 가장 많은 돈을 번 작품은 2019년 개봉해 16억 5771만 달러(약 2조 1898억 원)의 글로벌 수익을 올린 월트디즈니의 ‘라이온 킹’이다. 1994년 동명의 2D 애니메이션을 라이브액션으로 만든 작품이기 때문에 애니메이션이 아닌 실사 영화로 분류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지만 ‘아바타’처럼 배우들의 연기에 CG를 더한 모션캡쳐 형식이 아닌 캐릭터부터 배경 모두 100% CG로 만들어져 논란 끝에 전미 영화 협회는 물론 모든 영화 아카이브에서 애니메이션으로 정식 분류됐다.



찝찝하게(?) 애니메이션으로 취급된 ‘라이온 킹’을 제외하면 같은 해 개봉해 14억 5002만 달러(약 1조 9154억 원)를 번 ‘겨울왕국2’가 전 세계 흥행 수익 1위가 된다. 국내에서도 1374만 명을 모아 국내 애니메이션 박스오피스 1위에 올랐으며 1029명을 모은 1편과 함께 쌍천만 기록까지 세웠다.
○‘홍길동’으로 시작된 한국 애니메이션의 현재는?

‘마당을 나온 암탉’과 ‘홍길동’ 포스터

미국과 일본 등과 달리 명실상부 세계에서 손꼽히는 ‘영화 강국’으로 불리는 한국에서 국산 애니메이션은 힘을 발휘하지 못하며 여전히 비주류로 꼽히고 있다. 국산 애니메이션 중 100만 관객을 넘은 작품은 220만 관객을 모아 한국 애니메이션 흥행 순위 1위에 오른 2011년작 ‘마당을 나온 암탉’과 105만 명을 모은 ‘점박이: 한반도의 공룡 3D’, 딱 두 편 뿐이다. 겨울왕국’ 등과 같은 작품이 1000만 관객을 넘고 일본 애니메이션이 꾸준히 사랑받고 있는 한국에서 애니메이션이 좀처럼 발전하지 못하는 것도 아이러니다.



일부 전문가들은 어른과 아이가 모두 즐기는 애니메이션을 제작하는 데 초점을 두는 미국과 일본과 달리 국내 애니메이션은 아동용 제작에만 치중하며 다양성을 확보치 못하는 데 있어 아쉬움을 드러내고 있다. 윤성은 영화평론가는 스포츠동아에 “한국도 기술과 스토리 등에 있어서는 세계 최고 수준이라 할 수 있다. 훌륭한 애니메이션을 만들 수 있는 모든 요소를 갖춘 만큼 애니메이션을 더욱 발전시키고 더 다양한 작품을 만들려는 시도가 이어져야 한다”고 조언했다.



참고로 극장에서 최초 개봉한 장편 애니메이션은 1967년 상영된 ‘홍길동’이다. 필름이 유실돼 볼 수 없었던 영화를 한국영상자료원이 2008년 일본에 소년 용자 길동‘으로 수출됐던 필름을 극적으로 찾아 4K 화질로 복원했다. 한국애니메이션 공식 유튜브 계정에서 무료로 관람할 수 있다.

이승미 스포츠동아 기자 smle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