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前비서실장 극단선택] 전형수씨, 6장짜리 유서 남겨 “檢수사 조작 있다” 억울함 토로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의 경기도지사 시절 비서실장을 지낸 전형수 씨(64)의 6장짜리 유서가 집 안에서 발견됐다.
10일 동아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유서 첫 장에 이 대표를 향한 심경을 썼고, 나머지 다섯 장에는 가족과 친구, 직장 동료 등에 대한 미안한 마음과 검찰 수사에 대한 억울함에 대해 쓴 것으로 알려졌다.
전 씨는 유서에서 이 대표를 향해 “이제 정치 내려놓으십시오. 대표님과 함께 일한 사람들의 희생이 더 이상 없어야지요”라며 “현재 진행되는 검찰 수사 관련 본인 책임을 다 알고 있지 않습니까”라는 취지의 내용이 담긴 것으로 전해졌다. 이 대표를 둘러싼 각종 의혹에 관여된 측근들이 잇달아 극단적 선택을 한 것과 주변인에 대한 검찰 수사 등에 대해 이 대표가 책임을 져야 한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운데)의 경기도지사 시절 초대 비서실장을 지낸 전형수 씨(왼쪽)가 2018년 11월 당시 경기지사였던 이 대표와 김용 전 민주연구원 부원장과 함께 경기 고양시의 한 호텔에서 열린 행사에 참석한 모습. 전 씨는 9일 자택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KBS 화면 캡처
전 씨는 또 “집안이 풍비박산 났다”, “가족들과 지인들을 사랑한다”, “주변 측근을 잘 관리하세요” 등의 내용도 유서에 담았다고 한다. 경찰 관계자는 “유족 요청으로 자세한 유서 내용은 공개할 수 없다”고 말했다.
전 씨의 빈소가 마련된 경기 성남시 성남시립의료원 장례식장에선 침울한 분위기 속에 조문이 이어졌다. 유족들 사이에선 “이런 일이 생길 줄은 꿈에도 몰랐다”는 반응이 나온 것으로 전해졌다.
전 씨의 빈소는 낮 12시경 장례식장 146석 규모로 꾸려졌다. 붉게 상기된 얼굴로 빈소를 오가는 유족들은 “드릴 말씀이 없다”며 취재진의 질문에 일절 답변하지 않았다. 유족들은 취재진의 장례식장 내부 접근을 철저하게 제한하고 조문 목적이 아닌 방문객들의 출입을 금지해 달라고 장례식장에 요청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따라 보안업체 직원이 출입문마다 서서 유가족에게 전화를 하여 조문객인지 확인한 뒤에야 출입을 허용했다.
주현우 기자 woojo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