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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대석]“부산시장의 경험 살려 대학발전의 기틀 마련하겠다”

입력 | 2023-03-13 03:00:00

허남식 신라대 총장
신입생 모집 어려움 극복 위해 학과 정원조정 등 다양한 정책 추진
54만평의 넓은 캠퍼스 부지 이용해 학교 성장의 핵심 동력으로 활용



허남식 신라대 총장은 9일 부산 사상구 신라대 대학본부 접견실에서 동아일보 기자와 만나 “오래 부산시장을 맡았던 행정 경험을 활용해 대학을 발전시킬 다양한 정책을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2004년부터 2014년까지 10년 동안 부산시장을 지낸 허 총장은 지난해 11월 신라대 총장으로 취임했다. 신라대 제공


“오랜 부산시장의 경험을 토대로 대학 발전의 기틀을 마련하겠습니다.”

신라대 허남식 총장(74)은 9일 동아일보 기자와 만나 “신입생 모집 등에 어려움을 겪는 대학의 위기 상황을 극복하기 위해 다양한 정책을 추진하겠다”며 이같이 말했다.

지난해 11월 취임한 허 총장은 부산시민들에게 지방 행정 전문가로 각인돼 있다. 2004년부터 2014년까지 10년에 걸쳐 부산시장을 지낸 경력 때문이다. 1976년 행정고시에 합격한 그는 시장이 되기 전 대부분의 공직 생활도 부산에서 했다. 이런 그가 지역 사립대의 총장을 맡자 그 계기를 궁금해하는 시민이 많았다.

허 총장은 “부산이 발전하려면 이 도시에 머물며 경제를 활성화할 청년 인재들이 존재해야 하고, 그러려면 대학의 역할이 중요하다”며 “어려움을 겪는 사립대를 이런 인재 전문 육성기관으로 탈바꿈시키는 게 부산시민에게 조금이나마 보답하는 길이라고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4개월간 총장을 맡은 소감에 대해 그는 “지자체장은 편성된 예산을 효율적으로 집행하는 데 주력하지만, 총장은 많은 예산을 확보해 재정적 어려움을 극복하는 데 힘을 쏟아야 한다”며 “신입생 유치와 수익사업 추진을 위해 분주한 날들을 보내고 있다”고 말했다.

취임 직후부터 허 총장은 ‘조직 혁신’에 집중했다. 지난해 12월부터 활동 중인 ‘대학혁신위원회’가 대표적인 예다. 여러 학과의 교수와 직원 등 15명이 3개 분과로 나뉘어 대학이 처한 위기 상황을 세밀하게 분석하고, 새로운 성장 동력을 찾고 있다고 한다. 혁신위는 조만간 12대 혁신 과제를 발표한다. 허 총장은 “구성원의 의견을 수렴해 대학의 행정 구조를 슬림화할 것”이라며 “학생들이 선호하는 학과의 정원은 늘리고, 입시 경쟁력이 떨어지는 학과는 정원 축소에 나서겠다”고 말했다.

허 총장은 약 178만 ㎡(약 54만 평)에 달하는 넓은 캠퍼스 부지를 학교 성장의 핵심 동력으로 꼽는다. 18홀 규모의 야외 골프장을 짓고도 남을 부지가 학교 뒤편에 있다고 한다. 그는 “당장은 규제 때문에 학교 부지에서 수익 사업을 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규제가 완화되면 해당 부지에 반려동물 연구단지와 반려동물 공원, 실버타운, 풋살장 등의 건립도 검토해볼 수 있다”고 말했다.

인기 학과의 강의를 부산시민과 공유하는 평생교육 프로그램의 활성화도 역점 사업 중 하나다.

‘반려동물가족아카데미’는 이르면 이달 말 개강한다. 반려동물을 키우는 시민이나 반려동물산업 종사자 등 30명 안팎의 수강생을 모집해 8주 동안 수업을 진행한다. 수강생들은 우수한 실습 장비가 갖춰진 반려동물학과의 강의실에서 여러 분야 교수에게 체계적으로 반려동물 관리법 등을 배운다. 반려동물 피트니스와 행동교정, 아로마테라피 등의 강좌가 수업에 포함됐다.

허 총장은 “신입생을 유치하는 것만으로는 대학 운영 자금을 충분히 확보할 수 없다”며 “다양한 분야의 평생교육 과정을 개설해 많은 성인 학습자를 유치하겠다”고 말했다.

허 총장은 국토교통부가 지정한 동남권 유일의 항공교육 전문 단과대학인 항공대학의 성공 가능성을 높게 점치고 있다. 그는 “워낙 많은 재정이 투입되기에 대부분의 대학이 항공대학 설립을 주저했지만, 과감한 결단을 통해 2021학년도부터 4개 학과를 운영 중”이라며 “가덕도 신공항 건설이 이뤄지면 3만 명이 넘는 전문 인력이 필요한데 동남권에서는 관련 교육기관이 신라대뿐이다. 우리가 미래 동남권 항공 산업을 선도하게 될 것”이라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김화영 기자 ru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