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복잡한 연산 수행에 막대한 전력 업계 “산업 가치 떨어질 것 막아야” 최적화 SW 통해 AI 성능 개선하고 전력 소모 적은 전용 반도체 개발
“챗GPT가 하나의 답변을 만들어 내기까지 수 달러가 든다. 컴퓨팅 비용이 눈물이 날 정도로 막대하다. 반드시 수익화가 필요하다.”(샘 올트먼 오픈AI 최고경영자·CEO)
인공지능(AI)의 고도화로 복잡한 연산을 수행하기 위해 막대한 전력이 소모되자 정보기술(IT) 업계에서는 소비 전력 감축과 비용 절감을 위한 전략 마련에 한창이다. 전력 소비 문제를 해결하지 않으면 비용 부담이 커져 생성 AI 등 미래 AI 서비스의 산업적 가치가 점차 떨어질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12일 IT 업계에 따르면 대규모 AI 모델을 개발하는 기업들은 기업 간 협업을 통해 소비 전력 감축 등에 나서고 있다. 최적화 소프트웨어를 통해 AI 성능을 끌어올려 시간당 전력 소모를 최소화하거나 AI 구동에 전력 소비가 적은 반도체를 사용하는 식이다.
사피온 관계자는 “X330은 이전 버전인 X220보다 4배가량 성능이 향상됐으며, 전력 소비는 더 큰 폭으로 줄어들 것”이라고 했다. X220의 경우 가장 많이 쓰이는 엔비디아 GPU에 비해 전력 소비는 40%, 성능은 1.6배 향상됐다.
KT와 협업 중인 리벨리온은 데이터센터용 AI 반도체 ‘아톰’을 출시해 현재 KT 데이터센터에서 테스트 중이다. 4월 말 ‘믿음’의 경량화 모델에 적용할 예정이며 향후 고성능 컴퓨터(하이퍼스케일 컴퓨터)에도 적용할 계획이다.
통신업계 관계자는 “초거대 AI를 수지타산에 맞게 구동하려면 AI 반도체 개발이 필수”라며 “AI 경쟁에서 승기를 잡기 위해 장기적으로 AI 반도체에 더 많은 투자를 지속할 것”이라고 했다.
회사에 따르면 이루다 2.0의 기반이 된 GPT2의 경우 페리플로우를 적용하면 이전보다 전력 소모가 30배 이상 줄어든다. 페리플로우는 생성 AI에 특화된 최적화 소프트웨어 기술로, 여러 가지 요청이 들어왔을 때 중복되는 작업을 최소화한다. 그만큼 같은 시간 안에 처리할 수 있는 요청이 많아지고 사용 전력이 줄어든다. 마이크로소프트 역시 클라우드 시스템 ‘애저’ 내 AI 인프라의 전력 소모를 줄이기 위해 페리플로우를 적용하고 있다.
프랜들리 AI를 창업한 전병곤 서울대 교수는 “갈수록 생성 AI처럼 대규모 데이터를 활용하는 기업이 많아지면서 최적화 소프트웨어에 대한 국내외 수요가 늘고 있다”고 했다.
최지원 기자 jwcho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