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 어느때보다 밀접한 1, 2인자 “李 역할, 習 야망의 정책화” 분석
中 1, 2인자의 악수 11일 중국 베이징에서 열린 전국인민대표대회에서 중국 국무원(정부) 총리로 선출된 리창 중앙정치국 상무위원(왼쪽)이 시진핑 국가주석과 악수하고 있다. 베이징=AP 뉴시스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의 저장성 성장 및 당서기 시절(2002∼2007년) 비서실장을 맡은 리창(李强·64) 중국공산당 중앙정치국 상무위원이 중국 국무원(정부) 수반인 총리가 됐다. 시 주석 핵심 측근 출신 총리가 탄생해 국가주석과 총리 사이에 보이던 견제와 균형은 사라지고 시 주석 1인 집중 체제가 더 공고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11일 중국 의회 격인 전국인민대표대회(전국인대)는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14기 1차 회의 제4차 전체회의를 열고 리창 정치국 상무위원을 총리로 결정했다. 이날 리 총리는 전국인대 대표 2947명 가운데 찬성 2936표, 반대 3표, 기권 8표로 총리가 됐다. 전임 리커창(李克强) 총리가 2013년 선출됐을 당시(찬성 2940명, 반대 3명, 기권 6명)와 비슷한 결과다. 하지만 전날 시 주석을 선출한 국가주석 투표나 부주석, 전국인대 상무위원장 투표처럼 만장일치는 아니었다.
많은 중국 전문가들은 시 주석이 사실상 키운 리 총리가 역대 최소 권한을 지닌 총리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미국 블룸버그통신은 이날 “리창 총리 역할은 시 주석 야망을 정책 의제로 바꾸는 것에 국한될 것”이라며 “과거 어느 총리보다 국가주석과 밀접한 관계를 보일 것”이라고 분석했다. 다만 시 주석의 신뢰가 두터운 리 총리가 리커창 총리보다 더 큰 재량권을 받을 수 있다는 관측도 일각에서 제기된다.
중국 ‘전랑(늑대) 외교’의 상징 친강(秦剛·56) 외교부장은 임명 3개월 만에 국무위원이 됐다. 국무원은 총리 1명, 부총리 4명, 국무위원 5명, 각 부장(장관)으로 구성돼 있다. 친 부장이 매우 이례적으로 빨리 국무위원을 겸직하게 된 것은 시 주석 신임이 각별하다는 증거로 해석된다.
베이징=김기용 특파원 kk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