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 “26일까지 공개매수 진행 추가지분 확보하고 하이브와 협력” 하이브, 재정부담에 “인수 중단” SM 보유지분 처분 여부는 미정
《‘SM 인수’ 카카오-하이브 합의
SM엔터테인먼트(에스엠) 인수를 둘러싸고 전면전을 벌였던 카카오와 하이브가 12일 전격 합의해 에스엠 경영권을 카카오가 갖기로 했다. 하이브는 플랫폼 사업을 협력하기로 했다. 에스엠 인수를 위한 지분 매입 경쟁이 격화되면서 에스엠 주가가 치솟아 재정적 부담이 커진 데 따른 결정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양사가 합의에 나선 배경을 짚어본다. 》
서울 성동구 SM엔터테인먼트 사옥 전경. 뉴스1
카카오도 이날 입장문을 통해 “하이브의 결정을 존중한다”고 발표했다. 이어 “26일까지 예정된 에스엠 주식 공개 매수를 계획대로 진행해 추가 지분을 확보할 것”이라고 밝혔다. 에스엠도 이날 “하이브의 결정을 존중한다”고 환영했다.
하이브와 카카오의 합의는 과도한 출혈 경쟁과 시장 독과점 우려 등이 제기되면서 절충점을 찾을 수밖에 없었던 것으로 풀이된다.
● ‘쩐의 전쟁’ 부담에 법적 리스크까지
10일 에스엠 주가는 14만7800원에 거래를 마감했지만 지분 경쟁이 계속되면 15만 원을 훌쩍 넘길 가능성이 높다. 이렇게 되면 끝없는 ‘쩐의 전쟁’이 계속돼 자금 부담이 커질 수밖에 없다. 하이브는 12일 입장문에서 “에스엠 인수를 위해 제시해야 할 가격이 적정 범위를 넘어섰다”며 “대항 공개매수를 진행하면서까지 에스엠 인수를 추진하는 것은 주식시장 과열을 더욱 부추길 수 있다”고 밝혔다.
에스엠 인수에 성공하더라도 공정거래위원회의 독과점 심사라는 문턱을 넘어야 한다. 에스엠 경영진은 하이브가 에스엠을 인수할 경우 전체 시장 매출의 66%를 차지하는 독과점적 기업군이 생기게 된다고 주장했다.
카카오도 법적인 리스크는 있다. 하이브의 공개매수 기간이었던 지난달 16일, 한 단일 계좌에서 에스엠 지분 2.9%를 매입한 데 대해 하이브는 금융감독원에 시세조종 행위가 아닌지 조사해 달라고 진정서를 냈다. 이복현 금감원장은 이에 “위법적 수단이나 방법이 동원된다면 용납할 수 없다”고 경고했다. 카카오가 이날 입장문에서 “경쟁하는 과정에 대한 국민과 금융 당국의 우려를 고려했다”고 밝힌 것은 하이브와의 지분 인수 합의 배경에 법적 리스크도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 카카오 “글로벌 K팝 시장 확보해야”
카카오는 12일 에스엠 경영권 확보 소식을 알리며 “에스엠의 글로벌 지식재산권(IP)과 제작 시스템, 카카오와 카카오엔터테인먼트의 정보기술(IT)과 IP 밸류체인의 비즈니스 역량을 토대로, IT와 IP의 결합을 통한 새로운 시너지를 만들어낼 계획”이라고 밝혔다.
하이브가 경영권 경쟁에서 물러나며 카카오의 에스엠 공개매수 성공 전망에 힘이 실리는 분위기다. 하이브가 이수만 전 에스엠 총괄 프로듀서로부터 사들인 지분을 카카오의 공개매수 기간에 넘기는 것도 절차상 가능하다. 다만 하이브가 에스엠 지분을 어떻게 처분할지는 아직 공개되지 않았다.
정성택 기자 neone@donga.com
전남혁 기자 forward@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