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 부안군 변산반도에 있는 채석강 해식동굴은 자연이 빚은 천연 포토존이다. 퇴적암층이 수만 권의 책을 쌓아놓은 듯한 절벽에 바닷물이 침식해 만든 동굴이다. 이곳이 유명한 건 독특하게 나타나는 실루엣 때문이다. 동굴 안쪽에서 역광으로 촬영하면 각도에 따라 동굴이 유니콘 모양, 한반도 모양으로 찍힌다. 특히 해가 질 무렵 수평선 주위가 주홍빛으로 물들 때 매혹적인 판타지를 만들어낸다. 밀물 때는 들어갈 수 없기 때문에 물때표를 잘 보고 찾아가야 한다.
전승훈 기자 raph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