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민 대상 취미-인문학 교육 진행 5명 선정해 ‘칠곡할매글꼴’ 제작 대구 군부대 유치에도 도전장 정주 여건 강화 위해 학군 조정
1월 12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을 방문한 칠곡할매글꼴의 주인공 할머니들이 자신들이 만든 글씨체로 쓴 연하장을 들고 윤석열 대통령과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국민의힘 정희용 의원(경북 고령-성주-칠곡), 이원순 할머니, 이종희 할머니, 윤 대통령, 추유을 할머니, 권안자 할머니, 김건희 여사, 김영분 할머니, 김재욱 칠곡군수. 칠곡군 제공
경북 칠곡군이 ‘인문학’ 문화도시로 발돋움한다. 이와 동시에 대구에 있는 군부대를 지역으로 유치해 ‘호국평화도시’로서의 정체성을 더욱 굳건히 다진다는 구상이다.
칠곡군은 지난해 12월 문화체육관광부의 제4차 법정문화도시로 선정됐다. 이에 따라 앞으로 5년 동안 국비 등 예산 150억 원을 투입해 지역 내 특색 있는 각종 문화자원을 키워 문화도시를 구현하겠다는 계획이다. 사업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최근 칠곡군 문화관광재단을 설립했다.
칠곡군은 지역을 대표하는 문화자원인 인문학 관련 인프라를 집중적으로 육성할 방침이다. 다른 지역 주민들에게는 생소할 수 있지만 칠곡군 내 인문학의 저변은 넓은 편이다. 2004년 교육부로부터 평생학습도시로 선정되면서 지역 내 학습 열풍이 불기 시작했다. 김재욱 칠곡군수는 “당시 타 지방자치단체들이 선심성 교육 정책으로 요가나 댄스 등 취미 강좌를 개설했지만 칠곡군은 학습 열정을 보인 군민들을 위해 인문학 강좌를 집중적으로 열었다”고 설명했다.
칠곡의 자랑인 할매글꼴도 인문학 저변 확대 과정에서 나왔다. 칠곡군은 인문학 교육의 일환으로 지역 어르신들을 대상으로 성인 문해교육을 진행했다. 여기서 한글을 배운 할머니 가운데 5명을 선정해 폰트(글씨체)를 제작했다. 한컴오피스와 MS워드, 파워포인트 등에 정식 글씨체로 등록된 데 이어 윤석열 대통령이 연하장 글씨체로 사용하면서 전국적인 인기를 끌고 있다.
칠곡군은 문화도시 구축 사업의 한 축으로 할매글꼴 브랜드 구축도 추진하고 있다. 5월 가정의 달에 맞춰 칠곡할매글꼴을 활용한 카카오톡 이모티콘을 선보인다. 꿀이나 참외 등 지역 특산물을 포장할 때 용지 디자인에 칠곡할매글꼴을 활용하는 방안도 구상하고 있다.
그동안 다양한 호국 사업을 펼치며 호국도시 이미지를 구축해온 칠곡군은 대구 군부대 유치를 통해 호국 브랜드를 완성한다는 계획이다. 대구시는 현재 육군 제2작전사령부와 제50보병사단, 제5군수지원사령부, 공군방공포병학교 등 국군부대 4곳과 캠프 워커·헨리·조지 등 미군부대 3곳을 통합 이전하는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칠곡군은 영천시와 상주시, 군위군, 의성군과 함께 군부대 유치에 뛰어들었다.
칠곡군은 사통팔달의 교통망과 대구와 가까운 입지 여건, 대한민국 대표 호국도시 이미지를 강점으로 내세우고 있다. 유치전에 뛰어든 지자체 가운데 가장 먼저 유치 의사를 표명하기도 했다. 백선엽 장군(1920∼2020)의 장녀인 백남희 여사를 홍보대사로 위촉하고 올해 1월에는 칠곡군 군부대 유치 범군민위원회를 발족했다.
명민준 기자 mmj86@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