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VB 파산 후폭풍] SVB 파산에 빅스텝 전망 자취감춰 한은도 다시한번 금리동결 가능성
미국 실리콘밸리은행(SVB) 파산 여파로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긴축 속도를 늦출 것이란 기대감이 확산되고 있다. 최근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의 강경 긴축 발언 이후 시장에 팽배했던 연준의 ‘빅스텝’(기준금리 0.5%포인트 인상) 복귀 전망은 자취를 감췄다. 한국은행도 기준금리 인상에 대한 부담을 조금이나마 덜게 됐다.
시장에서는 이번 SVB 사태의 원인 중 하나로 연준의 공격적인 금리 인상으로 인한 부작용이 꼽히는 만큼 연준이 금리 인상 속도 조절에 나설 것이란 해석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글로벌 투자은행(IB) 골드만삭스는 이달 21∼22일(현지 시간) 열리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미 연준이 금리를 동결할 것이란 관측까지 내놓았다.
골드만삭스는 12일 보고서에서 “SVB 사태가 미국 기준금리 인상 경로에 미치는 불확실성이 광범위하다”며 “연준이 3월 FOMC에서 금리 인상을 건너뛸 것”이라고 내다봤다. 중앙은행과 금융당국이 우선 뱅크런(대규모 예금 인출)에 직면한 은행들에 상당한 유동성을 제공하고 예금자들의 신뢰를 회복해야 한다는 논리다. 이날 골드만삭스는 금리 전망 경로를 수정하면서 연준이 5, 6, 7월 FOMC에서 각각 금리를 0.25%포인트씩 인상해 최종 금리 수준은 연 5.25∼5.50%가 될 것으로 전망했다.
지난달 금리를 연 3.50%로 동결한 한은도 다음 달 11일 금융통화위원회에서 다시 한번 금리를 동결할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한은은 다음 주 발표될 연준의 통화정책방향을 확인한 뒤 3월 물가상승률과 환율 추이 등을 보고 기준금리 추가 인상 여부를 최종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
박민우 기자 minwo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