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 부의 상징이었던 뱃살은 이제 질병의 상징이 되었다. 배 속 내장지방은 인슐린 저항성을 키우고 염증을 일으키는 만병의 근원과 같다. 한국인은 밥을 주식으로 한다. 여기에 추가로 빵, 면, 떡, 과자 같은 정제 탄수화물을 자주 먹으면 뱃살이 찔 수밖에 없다. 특히 우리가 자주 먹는 음식 중에서도 뱃살을 고속으로 찌우는 음식이 적지 않다.
첫째, 초밥이다. 초밥은 몸에 좋은 생선을 가공하지 않고 섭취해 건강식으로 생각하기 쉽다. 하지만 초밥은 햄버거나 김밥만큼 먹는 속도가 빨라 혈당이 빨리 오른다. 또 초밥은 식초, 설탕, 소금을 섞은 단촛물로 간을 해서 만든다. 밥만 놓고 보면 ‘초밥=탄수화물+설탕+식초’인 셈이다. 이 때문에 초밥을 먹은 뒤엔 유달리 갈증을 느끼게 된다. 그래서 필자는 초밥을 먹을 때 식당 측에 양해를 구해 밥 양을 평소 반 정도로 만들어 달라고 부탁한다. 밥 양만 절반으로 줄여도 170Cal를 덜어낼 수 있다.
두 번째는 자장면이다. 보통 자장면은 가볍게 먹는 한 끼로 여기지만 1인분이 864Cal로 공깃밥 세 그릇 수준이다. 칼로리가 이렇게 높은 건 돼지기름을 사용하기 때문이다. 자장은 춘장을 기름에 튀기듯 가열하고 야채와 돼지비계를 넣어 볶는다. 여기에 설탕을 넣어 풍미를 끌어올린다. 탄수화물, 지방, 당의 함유량이 높은 음식으로, 뱃살 찌우는 데 최적의 조합인 셈이다. 당뇨, 고지혈증이 있다면 특히 자장면 섭취는 주의해야 한다. 자장면을 너무 좋아하는데 건강상 문제가 있다면? 집에서 소스를 만들어 먹으면 된다. 춘장을 최대한 적게 넣고 채소, 고기류 등을 넉넉히 넣어 최대한 싱겁게 만든다.
뱃살에 최악인 세 번째 음식은 떡볶이다. 어른, 아이 할 것 없이 한국인의 솔푸드인 떡볶이는 안타깝게도 고밀도 탄수화물이다. 여기에 떡볶이 소스엔 설탕이 듬뿍 들어가 전분과 당의 함량이 매우 높다. 칼로리도 당연히 높은데, 일반적으로 떡볶이 떡 5개 정도면 200∼250Cal로 밥 한 공기에 해당한다. 특히 시판 떡볶이 소스에는 보통 맛과 풍미를 위해 춘장, 자장분말, 설탕이 들어가게 된다. 보통 이런 제품은 나트륨 함유량이 하루 섭취 기준치의 60∼70%에 육박한다.
그러나 떡볶이도 조금의 수고로움을 더하면 건강하게 먹을 수 있다. 춘장 없이 소금을 덜 넣고 설탕 대신 스테비아 같은 대체당을 넣어 소스를 만든다. 버섯 같은 단백질과 양배추, 양파 등을 추가하면 훌륭한 영양간식으로 손색이 없다. 곤약떡을 사용하거나 어묵을 더 많이 넣는 방법도 좋다.
초밥, 자장면, 떡볶이는 대다수가 좋아하는 인기 음식이다. 조금만 부지런하면 미식 생활과 뱃살 관리를 동시에 할 수 있다. 맛있는 음식을 포기하지 않고 오래오래 건강하게 즐겼으면 하는 바람이다.
정세연 한의학 박사는 음식으로 치료하는 ‘식치합시다 정세연 한의원’을 운영하면서, 유튜브 ‘정라레 채널’을 통해 각종 음식의 효능을 소개하고 있다. 2월 기준 채널 구독자 수는 약 70만 8000명이다.
정세연 원장의 ‘뱃살 부자라면 끊어야 할 3가지’(https://www.youtube.com/watch?v=-nLvp8kcBIo)
정세연 ‘식치합시다 한의원’ 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