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尹 “여소야대라고 포기 안 돼…K-칩스법 봐라, 된다”

입력 | 2023-03-14 10:57:00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13일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국민의힘 신임 지도부 초청 만찬에서 김기현 신임 당 대표를 비롯한 참석자들과 환담을 나누며 웃음짓고 있다. 대통령실 제공 2023.3.13 뉴스1


윤석열 대통령이 국민의힘 새 지도부와 첫 상견례를 한 가운데 대통령실은 14일 여소야대 속에서도 최대한 국정운영에 성과를 내겠다는 의지를 내비쳤다.

대통령실에 따르면 윤 대통령은 내부회의에서도 참모들에게 “여소야대라고 포기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해왔다.

대통령실 핵심 관계자는 이날 뉴스1과 한 통화에서 “‘K-칩스법’처럼 명분이 있는 법안은 (입법이) 가능할 수 있으니, 다른 법도 야당을 잘 설득해서 입법할 수 있는 것은 해보자는 취지”라고 말했다.

K-칩스법으로 불리는 조세특례제한법 개정안은 반도체 등 국가전략기술 시설투자에 관한 세액공제율을 현행 8%(대기업 기준)에서 15%로 상향하는 내용이 골자다. 지난해 말 국회에서 법이 통과되는 과정에서 세액공제율 인상이 2%p에 그치자 윤 대통령이 세제 지원을 추가 확대하라고 지시했고, 새 개정안이 다시 국회에 제출돼 논의되고 있다.

정치권에서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국내 반도체 기업이 해외 시장에서 밀리지 않으려면 법안이 통과해야 함에 따라 더불어민주당에서도 법안 통과에 협조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윤 대통령은 전날(14일) 용산 대통령실에서 국민의힘 신임 지도부 초청 만찬 자리에서도 동일한 얘기를 꺼냈다. 윤 대통령은 만찬에서 아무리 여소야대 국면이라도 “국민께 보탬이 되고 국익에 꼭 필요한 사항이라면 국민 여론에 따라서 민주당도 결국 반대만 할 수 없다”는 취지로 말했다고 한다.

민주당이 반대했다가 찬성으로 돌아온 대표적 사례가 K-칩스법이라는 것이다. 그러면서 윤 대통령은 김기현 대표를 포함해 여당 지도부에 “정부와 여당이 국민과 국익을 위해 열심히 일하면 여소야대 국면에서도 얼마든지 의미 있는 성과를 도출할 수 있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거대 야당 반대를 뚫기 위해서는 대국민 설득을 통한 여론 환기가 필수적이라는 뜻으로 해석된다.

민주당은 K칩스법이 재벌감세라는 이유로 세액공제에 부정적인 입장을 밝혔다가 지난 8일 이재명 대표가 긴급간담회 자리에서 “반도체 산업을 포함해 국가 경제의 미래가 담긴 첨단산업에 대해 과감한 지원대책을 서둘러 마련해야 한다”고 언급한 이후 찬성쪽으로 분위기가 바뀌었다.

‘친윤(친윤석열)계’로 분류되는 인사로 꾸려진 새 여당 지도부가 꾸려지면서 당정 협력 강화에도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윤 대통령으로서는 국회에서 169석을 점한 거대 야당인 민주당에 맞서 단일대오로 대응할 수 있는 여건을 갖추게 된 셈이다.

당장 전당대회 기간 중단됐던 고위 당정협의회도 오는 19일부터 국무총리 본관에서 재개된다. 아울러 전날 만찬에서는 윤 대통령과 김 대표가 월 2회 격주로 정기회동을 하기로 했다.

노동·연금·교육 등 3대 개혁과제를 포함해 주요 국정과제 추진에 당정이 힘을 합쳐 속도를 내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대통령실 핵심 관계자는 “국민들이 보기에 명분이 있는데도 야당이 협조해주지 않으면 비판이 있을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