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잊어선 안 될 U-23 황선홍호[남장현의 풋볼빅이슈]

입력 | 2023-03-14 11:00:00


3월의 한국축구는 정신없이 돌아간다. 남자국가대표팀은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독일)을 선임해 콜롬비아(24일·울산)~우루과이(28일·상암)와 A매치 2연전을 앞두고 있고, 김은중 감독이 이끄는 20세 이하(U-20) 대표팀은 5월 인도네시아에서 개최될 2023 국제축구연맹(FIFA) U-20 월드컵 지역 예선을 겸해 우즈베키스탄에서 진행 중인 아시아축구연맹(AFC) U-23 아시안컵에 출전했다.

7월 호주-뉴질랜드가 공동 개최하는 FIFA 여자월드컵을 앞둔 콜린 벨 감독(잉글랜드)의 여자대표팀도 지난달 잉글랜드에서 열린 아놀드 클라크컵에서 유럽 강호들과 3차례 실전을 통해 전력을 끌어올렸다.

황선홍 23세 이하(U-23) 대표팀 감독도 움직인다. 22세 이하(U-22) 대표팀과 24세 이하(U-24) 대표팀이 동시에 출격을 앞뒀다. 2024 파리올림픽을 바라보는 U-22 대표팀은 A매치 주간을 활용해 카타르 도하에서 열릴 친선대회(2023 도하컵)에 나선다. 아시아 10개국이 참가할 이 대회에서 한국은 오만, 이라크 등과 3차례 맞선다. 지난해 11월 친선경기 참가를 위해 아랍에미리트(UAE)를 다녀온 이후 4개월여 만에 다시 손발을 맞춘다.

생각에 잠겨있는 황선홍 감독. 그는 올해 항저우아시안게임과 내년 파리올림픽을 동시에 준비해야 한다. 대한축구협회 제공



그런데 황 감독은 U-22 대표팀에만 집중할 수 없다. 9월 23일부터 10월 8일까지 중국 항저우에서 아시안게임(AG)이 개최된다. 본래 지난해 열렸어야 했는데, 중국 정부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을 우려로 1년 연기를 요청해 지금에 이르렀다.

다행히 연령대가 조정됐다. 연기된 대회 기간을 감안해 U-23에서 24세 이하(U-24)로 바뀌었다. 항저우AG와 같은 특수 케이스가 아닌 이상, AG와 올림픽 모두 해당 연도의 U-23 대표팀이 출전한다. 이에 1999년생 선수들까지 항저우로 향한다. 대한축구협회(KFA)는 AG대표팀까지 아우들과 함께 도하로 보내 중동과 2차례 연습경기를 갖기로 했다.

그럼에도 황 감독의 고민은 완전히 해결되지 않았다. 복잡한 하반기 스케줄이 걱정이다. AG본선과 2024 파리올림픽 아시아 예선(AFC U-23 아시안컵 예선·9월 4~12일)이 거의 비슷한 시기에 진행된다. 올림픽대표팀의 경우, 2001년생이 주 연령층으로 AG로 인한 팀 이원화가 불가피하고 교집합에 속한 일부 선수들의 ‘복수 출전’이 이뤄질 수 있다.

2024 파리올림픽을 준비하는 U-22 대표팀. 스포츠동아DB


덕분에 황 감독을 비롯한 U-23 대표팀 코칭스태프는 정신없이 바쁘다. 어떤 선수를 뽑아 어느 쪽에 비중을 두며 활용할지 고민하는 작업은 여간 고달픈 것이 아니다. 북중미 3개국(미국·멕시코·캐나다)에서 열릴 2026년 월드컵을 겨냥해 세대교체가 중요한 A대표팀도 어린 선수를 선호할 수밖에 없어 ‘우선 활용’에 대한 눈치 싸움을 피하기 어렵다.

일단 코앞으로 다가온 AG의 경우, KFA가 U-23 대표팀에 차출 우선권을 부여할 가능성이 크다. A대표팀과 교집합 범위에 있는 해외파로는2001년생 이강인(마요르카)이 있고, 1999년생 홍현석(헨트) 역시 황 감독의 체크 대상이다.

한국축구는 유럽, 남미 등지보다 AG과 올림픽을 중요시 여긴다. 병역 혜택(AG는 금메달, 올림픽은 동메달 이상)이 걸린 대회이기 때문이다. 실제로 2012런던올림픽 동메달, 2014년 인천AG~2018년 자카르타-팔렘방AG 우승에 성공한 선수들이 큰 수혜를 얻었다. 오직 병역 혜택만을 위한 수단으로 봐선 안 되지만 원활한 유럽 진출 등 장기적 A대표팀 전력 강화에 보탬이 될 수 있다는 점에서 U-23대표팀에 적극적으로 관심 갖고 정성스레 키워야 한다.



남장현 스포츠동아 기자 yoshike3@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