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리카 서부 국가 베냉에 있는 ‘다호메이 아마존’ 동상. 베냉 대통령실 트위터
미국 국무부 군비통제·국제안보 담당 차관이 아프리카에 있는 북한의 불법 제작 동상 앞에서 기념사진을 찍은 뒤 소셜미디어에 올렸다가 황급히 삭제했다.
14일 미국의소리(VOA) 방송에 따르면 지난 9일(현지시간) 보니 젠킨스 차관은 트위터를 통해 아프리카 서부 국가 베냉에 있는 ‘다호메이 아마존’ 동상 앞에서 찍은 사진을 공개했다.
사진 속 젠킨스 차관은 푸른 재킷 차림으로 동상 앞에 서서 웃고 있다. 그는 사진을 게시하며 ‘행복한 2023년 세계 여성의 날!’이라는 문구를 적었다. 그러면서 “베냉 코토누의 아마존 동상 앞에 서게 돼 매우 고무적이다. 타시 항배 여왕의 유산과 지금의 베냉을 지킨 여성 전사에 대한 강력한 묘사”라고 썼다.
보니 젠킨스 미국 국무부 군비통제·국제안보 담당 차관이 지난 9일(현지시간) 트위터에 ‘다호메이 아마존’ 동상 앞에서 찍은 사진을 게시했다가 삭제했다. 삭제 전 NK뉴스가 미리 사진을 캡처해뒀다가 공개했다. (트위터) NK뉴스 보도화면 캡처
앞서 VOA는 한글로 된 동상의 건축도면 컴퓨터 파일을 입수해 북한 만수대창작사가 ‘청룡국제개발회사’라는 위장회사를 세워 베냉의 ‘생활환경 및 지속개발성’으로부터 동상 제작을 수주했다고 보도한 바 있다.
동상 제작은 북한의 외화 수입원 중 하나였다. 세네갈과 보츠와나, 앙골라, 차드, 토고, 적도기니, 짐바브웨 등 아프리카 국가에는 만수대창작사가 만든 동상이 있다.
이후 유엔 안전보장이사회는 북한의 돈줄을 죄기 위해 2016년 북한 동상 수출을 금지했다. 이듬해에는 만수대창작사의 해외법인인 만수대해외프로젝트그룹을 제재 대상에 올렸다.
다만 “우리는 또한 유엔과 미국의 대북제재의 완전한 이행을 보장하는 데 전념하고 있다”고 밝히며 이번 사안과 북한과의 연관성을 전면 부인하진 않았다.
이혜원 동아닷컴 기자 hyewo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