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왼쪽)과 윤석열 대통령. ⓒ News1 DB
윤석열 대통령과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일본 총리가 16일 일본 도쿄에서 한일 정상회담을 하며 이례적으로 만찬을 두 번 할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두 번째 식당으로는 1895년 도쿄 중심가 긴자에서 창업한 128년 역사의 경양식집 ‘렌가테이‘(煉瓦亭)’가 거론되고 있다고 일본 언론이 보도했다. 두 정상이 긴자 일대 식당에서 1차로 식사한 뒤 ‘렌가테이’로 자리를 옮겨 대화를 이어가는 일정을 양국이 조율하고 있다는 것이다.
특히 요미우리신문은 오므라이스를 좋아하는 윤 대통령의 취향을 고려해 경양식 명소 렌가테이가 거론됐다며 “소수 인원만 참석해 두 정상의 신뢰 관계를 깊게 할 것”이라고 전했다. 각국 정상이 올 때마다 정성을 다해 손님을 접대하는 일본 특유의 ‘오모테나시’ 문화가 발현됐다는 것이다. 다만 경호 문제 등으로 식당이 바뀔 가능성 또한 배제할 수 없다.
14일 동아일보 취재진이 방문한 렌카테이는 영업을 하지 않고 있었다. 정문 앞에는 ‘긴급 정비를 위해 13, 14일 임시 휴무’라는 안내문도 걸렸다. 가게 문을 닫은 줄 모르고 찾은 손님 몇 명이 발길을 돌리기도 했다.
렌가테이의 대표 메뉴인 ‘원조 포크커틀릿(돈가스)’과 ‘메이지 탄생 오므라이스’는 각각 2600엔(약 2만5500원)이다. 가장 비싼 비프스테이크는 1만6000엔(약 15만6800원)이다. 맥주, 위스키, 니혼슈(사케) 등 술도 취급한다. 역사가 깊고 옛날식 실내 장식이 그대로라 분위기는 다소 허름한 편이다. 신용카드는 사용할 수 없고 오직 현금만 받는다.
일본은 각국 정상이 올 때마다 ‘맞춤형 오모테나시’를 선보이고 있다. 2018년 5월 문재인 전 대통령이 방문했을 때 아베 신조 당시 총리는 문 대통령의 취임 1주년을 기념해 한글로 ‘취임 1주년 축하드립니다’라고 쓰인 딸기 케이크를 선물했다. 기시다 총리는 지난해 5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첫 일본 방문 때 일본식 정원이 아름답기로 유명한 도쿄 ‘핫포엔’에서 만찬을 열었다. 일본은 골프를 좋아하는 도널드 트럼프 전 미 대통령에게는 골프 접대를, 버락 오바마 전 미 대통령에게는 최고급 스시 장인이 만든 스시를 대접했다.
도쿄=이상훈 특파원 sanghun@donga.com
도쿄=김민지 특파원 mettymo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