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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2월 CPI 6.0% 상승, 시장 예상치 부합…근원물가 5.5%↑

입력 | 2023-03-14 22:29:00


한 미국 소비자가 대형마트에서 장을 보고 있다. AP뉴시스 



2월 미국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전년 동월 대비 6.0%로 시장 예상치(6.0%)에 부합했지만 여전히 근원 서비스 물가가 높은 수준을 유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월 대비로는 시장 예상치 0.5%에 부합했지만 지난해 12월보다 높은 수치다.

미국 노동부는 14일(현지 시간) 2월 미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이 6.0%로, 1월의 6.4%에서 둔화된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미국 물가 상승률은 지난해 7월 이후 8개월 연속 둔화세를 보인 것이다. 전월 대비 상승률은 0.4%로 시장 예상치에 부합했다. 지난해 11월(―1.4%), 12월(―3.1%) 연속으로 내려가던 에너지 물가는 1월에 2.0%로 올랐다가 2월에 다시 0.6% 하락으로 돌아섰다.

노동부는 “전년대비 8.1% 상승한 주거비가 2월 CPI 상승을 이끌었다”며 “주거비가 전체 상승분의 70%를 차지한 가운데 식료품, 레저, 가구류 등도 상승에 기여했다”고 밝혔다.

변동성이 큰 에너지와 식료품 물가를 제외한 근원 물가 상승률은 전월 대비 0.5%로 시장 예상치(0.4%)를 상회한데다 1월(0.4%) 보다도 올랐다. 전년 대비 근원 물가 상승률은 5.5%로 1월에서 0.1%포인트만 내려갔다. 근원 물가는 여전히 높은 더디게 둔화되고 있다는 의미다.

이에 따라 연준이 3월 21, 22일 열리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내릴 결정에 관심이 주목된다. 실리콘밸리은행(SVB)과 시그니처은행의 잇단 긴급 폐쇄 조치로 미국 금융시스템의 취약점이 드러나면서 연준은 인플레이션 억제와 금융 안전성 사이의 갈림길에 섰기 때문이다.

노무라 증권은 금리 인하, 골드만삭스는 금리 동결에 베팅한 가운데 시장은 2월 CPI 발표 이후 베이비스텝(0.25%)로 기우는 모양새다. 시카고상품거래소의 페드워치에 따르면 이날 오전 2월 CPI 발표 직후 금리 선물 투자자들은 베이비스텝 가능성을 전날 65%에서 83.4%까지 끌어 올렸다.

전날 60% 이상 폭락했던 퍼스트 리퍼블릭 등 지역 은행주들은 뉴욕증시 개장 전 시간외 거래에서 50%이상 급등하는 등 ‘은행 줄파산’ 공포에서 벗어나는 모양새를 보였다. 은행주 랠리에 힘입어 뉴욕증시 3대 지수 선물도 일제히 1% 안팠에서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연준이 빅스텝(0.5%포인트 인상) 선택지가 사라졌다는 관측이 우세하자 비트코인은 이날 지난해 6월 이후 처음으로 장중 2만6000달러를 넘어섰다.


뉴욕=김현수 특파원 kimh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