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압군 출신 김귀삼씨 양심고백 “시위 진압과정 대검으로 시민 찔러” 버스 탄 채 총상 입었던 김태수씨 “계엄군 트라우마 고통 듣고 용서”
14일 오후 광주 서구 5·18기념문화센터에서 5·18민주화운동 당시 계엄군이었던 김귀삼 씨(왼쪽)와 계엄군 총격에 부상을 입은 김태수 씨가 악수하고 있다. 광주=박영철 기자 skyblue@donga.com
“총에 대검을 장착해 시민군으로 저항하다 잡혀온 분을 찔렀습니다. 그분이 살았는지 죽었는지 모르겠지만 꼭 사죄하고 싶습니다.”
5·18민주화운동 당시 3공수여단 중사로 진압에 투입됐던 김귀삼 씨(68)는 14일 떨리는 목소리로 말한 뒤 고개를 숙였다. 김 씨는 이날 광주 서구 5·18기념문화센터에서 열린 ‘오늘의 증언이 5·18 진상 규명의 첫걸음이다’ 행사에서 당시 계엄군 소속으로 자신이 저지른 일을 고백했다.
김 씨는 “광주교도소에 배치됐을 때 실탄이 지급됐고 접근하는 트럭 바퀴를 향해 총을 쐈다”며 발포 사실도 공개했다. 또 “5·18 이후 국군보안사령부에서 찾아와 희생자들 암매장 장소를 물었는데 이후 (암매장된) 희생자 시신을 모아 화장했다는 말을 들었다”며 사건 은폐에 군부가 조직적으로 나섰던 정황을 밝혔다. 고향이 광주인 김 씨는 형과 동생이 시위에 참여했다는 소식을 듣고 혼란스러웠던 심경도 털어놨다.
광주=이형주 기자 peneye09@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