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 “文도 수박7적, 외부의 이간질” 당원과의 대화서 黨화합 강조 측근 죽음에 “어떻게든 책임질 상황” 비명계 모임, 3주만에 토론회 재개
李, 당원과 유튜브 라이브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14일 유튜브 실시간 방송에서 발언하고 있다. 이 대표는 이날 방송에서 “내부의 작은 차이로 균열이 생겨 떨어져 나가면 당의 손실”이라고 했다. 오른쪽은 민주당 강득구 의원. 유튜브 화면 캡처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강성 지지층 ‘개딸’들과 만나 비명(비이재명)계를 겨냥한 공격을 자제해줄 것을 재차 당부했다. 비명계 윤영찬 의원이 3일 ‘수박(겉은 민주당, 속은 국민의힘이란 뜻의 은어) 7적’ 포스터를 문제 삼은 지 11일 만에 자신의 강성 지지층이 아니라 외부 세력의 이간질일 수 있다고 주장하며 “총구는 밖으로 돌려야 한다”고 한 것. 자신의 경기도지사 시절 첫 비서실장을 지낸 전형수 씨의 극단적 선택에 대해 “제 곁에 있었다는 이유로 당한 일이어서 저로서는 어떤 방식이든 책임을 지지 않을 수 없는 그런 안타까운 상황”이라고도 했다. 전 씨 사망 이후 한층 거세진 사퇴론을 진화하기 위한 수습책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비명계는 이날 이 대표 체포동의안 표결 이후 ‘민주당의 길’이 처음 모임을 열고 조직적 행보를 재개했다. 이날 모임에선 이 대표가 물러나야 한다는 의견이 나온 것으로 알려졌다. 한 참석자는 “이 대표 리스크와 당의 리스크가 분리돼야 한다는 공감대가 있다”고 했다. 비명계는 “당을 위기에서 구하겠다”며 스스로를 ‘구당파’로 명명하는 등 이 대표의 결단을 거듭 압박했다.
● 李, 측근 사망에 “책임져야 할 상황”
이 대표는 이날 오후 민주당사에서 당원들과의 대화를 열고 “우리 안의 동지에 대한 증오심을 최소화해야 한다”며 “적대감이 더 강화되면 누가 손해인가. 집 안에 폭탄을 던지는 것과 똑같다”고 했다. 그러면서 “의견이 다르다고 색출하고, 청원해서 망신을 주면 기분은 시원할지 모르겠지만 당의 단합을 해친다”고 했다. 이 대표 지지자들은 비명계 의원들의 지역구 사무실 앞에서 트럭 시위에 돌입하는 등 오프라인 공세를 이어가고 있다.이 대표는 체포동의안 표결 이후 당원 청원 게시판에 이낙연 전 대표와 박지현 전 비상대책위원장의 출당 등 징계를 요구하는 글이 올라온 것에 대해서도 “이 전 대표는 우리 당의 정말 소중한 자원이다. 누굴 제명하라고 청원하면 제가 뭐가 되겠나”라며 반대 입장을 밝혔다.
야권 관계자는 “당내에서 이 대표가 육성으로 개딸들을 자제시켜야 한다는 비판이 이어지자 직접 나선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내년 총선 공천을 둘러싼 논란의 불씨도 차단하고 나섰다. 이날 출범한 총선 공천제도 TF는 친이낙연계인 이개호 의원(단장)을 비롯해 위원 11명 중 9명이 비명계로 구성됐다. 이 대표는 이날 출범식에 참석해 “누구나 수긍할 수 있는 합리적인 공천 제도를 만들어주길 부탁드린다”고 했다. 민주당 혁신위는 최근 공천 관련 개정안 중 논란이 됐던 권리당원 권한 강화 부분을 제외한 방안을 15일 이 대표 등 최고위원회의에 보고할 것으로 전해졌다.
● 비명계 “문재인도 물러났다” 퇴진 압박
‘민주당의 길’ 토론회 재개 더불어민주당 윤영찬(오른쪽), 조승래 의원이 14일 서울 여의도 의원회관에서 열린 ‘민주당의 길’ 토론회에서 대화를 하고 있다. 민주당 내 비이재명계 모임인 ‘민주당의 길’은 이날 토론회에서 “민주당은 대선 패배 후 1년 동안 윤석열 정부의 실정을 극복할 수 있는 대안과 신뢰를 보여주지 못했다”고 했다. 뉴시스
황성호 기자 hsh0330@donga.com
김은지 기자 eunj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