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내부 회의에서 자신의 총선 출마설을 일축했다. 은행 개혁과 미국 실리콘밸리은행(SVB)발 금융불안 등에 대응해야 하는 상황에서 거취 관련 추측이 난무하자 조직 분위기를 다잡은 것으로 풀이된다.
15일 금감원에 따르면 이 원장은 전날 비공개 임원회의에서 “금감원이 검찰만큼 중요한 조직이라는 생각이 든다”며 “금감원에 거머리처럼 딱 붙어 끝까지 열심히 일하겠다”는 요지의 발언을 했다.
금감원 관계자는 “이 원장이 출마설에 시달린 것 같다”며 “그래서 명확하게 금감원에 아주 질리도록 끝까지 있을테니 걱정하지 말라고 했다”고 전했다.
특히 총선이 불과 1년여 앞으로 다가온 상황에서 이 원장이 윤석열 대통령이 주문한 은행 개혁의 선봉에 서며 금융 현장을 누비는 광폭 행보에 나서자 그의 출마설은 금융권에서 더 큰 주목을 받았다.
일각에서는 이 원장이 총선 출마를 위해 7월께 사임하고 후임으로는 검사 출신 인사가 내정될 것이라는 소문이 돌기도 했다. 그의 집이 있는 서초구나 고등학교를 나온 동작구, 여의도 금융가가 있는 영등포구 등 출마 예상지에 대한 설까지 나왔다.
이 원장은 지난 9일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감독당국 수장으로서 중요한 역할이 있다는 걸 제가 잘 알고 있다. 그런 점에서 열심히 하고자 하는 마음이 있다”며 출마설에 거리를 뒀지만 출마 가능성을 완전히 일축한 것은 아니라는 해석이 나오기도 했다.
이런 가운데 SVB 파산 사태로 감독당국의 중요성이 부각되고 은행 개혁 작업도 이제 막 돛을 올린 점 등을 감안해 이 원장은 자신의 거취를 둘러싼 잡음을 끊어냄으로써 조직 기강을 다잡겠다는 생각인 것으로 보인다.
[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