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은 15일 “일측은 무라야마 담화, 김대중-오부치 선언, 간 나오토 담화 등 역대 내각의 입장을 통해 과거 식민 지배에 대한 통절한 반성과 마음으로부터의 사과를 표명해 왔다”며 “중요한 것은 이러한 입장과 행동이 흔들림 없이 지속되는 것”이라고 밝혔다.
윤 대통령은 취임 첫 일본 방문을 하루 앞둔 16일 공개된 5개 통신사(AP, AFP, 로이터, 교도통신, 블룸버그) 인터뷰 기사에서 이같이 밝혔다고 대통령실이 서면으로 전했다.
윤 대통령은 “이번 방일은 그 자체로서 한일 양국 관계의 중요한 진전이라고 생각하며, 양국 국민들이 과거보다는 미래로 함께 나아가기를 희망한다”며 “앞으로 형식과 시기에 구애받지 않고 (기시다 총리와) 수시로 소통해 나갈 수 있기를 희망한다”고 밝혔다.
일제강점기 강제징용 피해자 제3자 대위변제 결단과 관련해 “피해자들의 아픔을 조속히 치유하는 한편 미래지향적 한일관계를 도모하기 위한 정부의 노력을 우리 국민께서도 이해해주실 것으로 믿는다”며 “양국의 공동이익을 실현한다는 관점에서 한국 정부가 서로 발표한 입장에 근거해 충실히 이행해 나갈 것”이라고 했다.
이어 “일측도 한일 간 새로운 역사를 만드는 작업에 함께할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과거를 직시하면서 한일 양국의 미래상을 포괄적으로 제시한 김대중-오부치 선언과 같이 일측도 그간 표명한 역사 인식에 기반해 책임 있는 자세를 가지고 노력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한일 경제협력 의지도 분명히 했다. 윤 대통령은 “한일 간 경제 협력 강화는 글로벌 공급망 강화에 크게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또 “한일 양국은 중국과도 긴밀한 경제 관계를 가지고 있다”며 “한일 협력 강화는 양국이 중국과의 경제 관계를 안정적으로 발전시켜 나가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나아가 “한일관계가 정상화되면 반도체, 소재·부품·장비 분야를 포함한 우주, 바이오 등 다양한 분야에서 기술 제휴 및 공동개발, 상호 투자 확대 등 전략적 협력이 가속화될 것으로 기대한다”며 “한일 양국이 기술 분야에서 협력하면 시너지 효과가 날 것이고, 기술 협력을 통해 형성되는 한일 간 신뢰 관계는 국제경제 질서의 안정화에도 기여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한 “북한 핵·미사일 위협을 억제하기 위해 한미일 안보 협력을 더욱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아울러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 등 한일 간 안보 협력은 양국 간 신뢰 관계가 복원되어 가는 과정에서 함께 활성화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요미우리 신문과도 인터뷰를 가졌다.
대통령실이 배포한 주요 발언을 보면 윤 대통령은 양국 간 경제 협력에 관해 “한국 디지털 분야 역량과 일본 소재·부품·장비에 관한 디테일한 역량을 합치면 양국의 협력 분야도 많다”며 “양국이 제3국에 공동 진출할 수 있는 기회도 많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북한 핵·미사일 대응 관련해서는 “미사일 발사 궤적 등 정보는 3국 간에 원활하게 공유되고 소통이 이루어져야 한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한일 두 나라 관계가 정상적이지 못했기 때문에, 두 나라 관계를 좋았던 시절로 되돌리고 양국 관계를 정상화하는 것은 양국 공동 이익에 부합할 뿐 아니라 국제사회 전체에 아주 긍정적인 신호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