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김기현 대표(오른쪽)가 15일 오전 국회에서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를 취임 인사차 찾아 악수를 하며 인사를 나누고 있다. 김 대표는 “격주 단위로 만나 대화 채널을 만들자”고 제안했고, 이 대표는 여야 ‘공통공약추진단’과 ‘범국가비상경제회의’를 구성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이훈구 기자 ufo@donga.com
국민의힘 김기현,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어제 처음 만났다. 김 대표가 전당대회에서 선출된 지 일주일 만에 취임 인사차 방문한 것이다. 회동엔 양당 사무총장 등 주요 당직자들도 배석했다. 비상대책위원회 체제의 국민의힘 지도부가 정상화되면서 여야 대표가 손을 맞잡은 것은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 처음이다.
양당 대표는 민생분야 협력의 필요성엔 뜻을 같이했다. 김 대표는 “민생문제 해결을 위해 잘하기 경쟁을 해보자는 이 대표의 글에 전적으로 공감한다”고 했고, 이 대표도 “민생을 챙기는 것이 가장 중요한 정치의 역할”이라고 화답했다. 여야가 반도체산업 세액 공제율을 대폭 확대하는 ‘K칩스법’의 3월 국회 처리에 합의한 것이 대표적인 민생 협력 사례로 제시됐다.
그동안 여야 모두 ‘민생 우선’을 외쳤지만 현실은 극한의 대결 상태였다. 민주당은 이 대표의 여야 영수회담 제의를 거부한 윤 정부를 향해 “제1야당을 배제한 일방통행”이라고 비난했다. 국민의힘은 “이재명 사법리스크 방탄을 위한 입법 독주”라고 민주당을 비판했다. 이 때문에 국회 상임위에서 깊이 있는 법안 심의는 거의 이뤄지지 못했고, 여야 간 날 선 공방만 난무했다. 3월 임시국회는 아직까지 의사일정도 합의하지 못한 상태다. 이러니 여야 대표의 첫 만남이 이뤄지긴 했지만 민생 관련 여야 협치의 길이 열릴 것으로 기대하기는 어려운 게 사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