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적단체 ‘자통’ 총책 등 4명 기소
● “보수 유튜브 회원으로 위장해 댓글 올려라”
서울중앙지검 공공수사1부(부장검사 이희동)는 2016년 3월∼지난해 11월 김명성 등 북한 공작원 7명과 캄보디아 등에서 접선해 충성결의문을 제출한 뒤 북한 지령을 받아 정권 퇴진 투쟁 등을 벌인 혐의(국가보안법상 찬양·고무죄 등)로 자통 총책 황모 씨 등 4명을 15일 구속 기소했다.
북한이 지난해 대선과 지방선거에 개입한 정황도 드러났다. 2021년 4월 윤석열 대통령이 정치 행보를 시작하자 “태극기부대 등을 사칭해 ‘윤석열 대망론은 보수 난립을 노린 여당의 술책’이란 괴담을 유포해 보수 내부 갈등을 격화하라”는 취지의 지시를 내렸다고 한다. 지방선거를 앞두고선 “적폐 청산 등 정치 구호에 그치지 말고 무상급식, 반값 등록금 등 구체적인 정책을 발굴하라”는 지시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 관계자는 “북한이 매우 구체적으로 국내 정세를 분석한 후 ‘깨알 지령’을 내렸다”며 “촛불집회나 청와대 국민청원 등 새로운 방식을 활용한 여론조작을 지시한 것도 눈에 띄는 대목”이라고 했다.
● 지자체로부터 보조금 4억6000만 원 받아
자통이 지난해 8월 북한에 보낸 보고문에는 대우조선해양 협력업체 파업을 두고 “과감한 투쟁을 배치해 여론을 만들어냈다”고 자평한 내용과 파업을 주도한 자통 조직원의 수사 상황을 공유한 내용도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10월에는 경남지역을 중심으로 ‘윤석열퇴진운동본부’를 구성해 반정부 투쟁을 진행했다는 내용의 보고도 북한에 전달됐다고 한다. 이들은 경남진보연합 등 자통 조직원들이 장악한 단체를 주축으로 2018년 9월∼지난해 9월 25차례 이상 반미 시위 및 기자회견을 개최한 것으로 알려졌다.
자통이 장악한 경남지역 5개 시민단체가 2018년부터 지난해까지 지방자치단체로부터 남북교류사업 보조금 명목으로 약 4억6000만 원을 받은 사실도 파악됐다. 검찰은 자통이 보조금을 조직원 인건비로 활용했다고 보고 있다.
하지만 황 씨 등 4명은 혐의를 부인하며 구속 후 줄곧 검찰 조사를 거부해 온 것으로 전해졌다. 자통 조직원들의 변호를 맡은 장경욱 변호사는 “(황 씨 등은) 국가보안법에 맞서 단식과 묵비권 행사로 자신들의 자존심을 지키고 보수정권의 공안몰이에 맞서 싸우고 있다”고 했다.
장은지 기자 jej@donga.com
박종민 기자 blic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