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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포스코, 징용재단 40억 첫 출연… 다른 15곳은 고심

입력 | 2023-03-16 03:00:00

[尹대통령 오늘 방일]
1965년 수혜 기업들 “요청오면 검토”
일부선 “수억 출연할 여유 없어”



포스코가 행정안전부 산하 일제강제동원피해자지원재단에 남은 40억 원의 기금을 납부한 15일 서울 종로구에 위치한 일제강제동원피해자지원재단에서 관계자들이 오가고 있다. 2023.3.15/뉴스1


포스코가 15일 일제강제동원피해자지원재단에 기부금 40억 원을 납부했다. 1965년 한일 청구권협정 수혜 기업 16곳 중 처음으로 일제강점기 강제징용 피해자 배상과 관련해 ‘제3자 변제’ 주체인 지원재단에 기부금을 낸 것이다. 다만 다른 수혜기업들 일부는 여전히 “정부의 요청이 있으면 검토해 보겠다”거나 아예 기부금을 내는 데 부정적인 의사를 밝히기도 해 향후 재단에 출연할 기업을 확보하기가 쉽지만은 않을 거란 관측도 나온다.

포스코는 이날 “정부의 강제징용 대법원 판결과 관련된 입장 발표에 따라 과거 재단에 100억 원을 출연하겠다는 약정서에 근거해 남은 40억 원을 정부 발표 취지에 맞게 자발적으로 출연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앞서 포스코는 2012년 이사회 의결을 통해 100억 원을 출연하기로 했고, 2016년과 2017년 두 차례에 걸쳐 이미 60억 원을 출연한 바 있다.

동아일보가 청구권 자금 백서 등을 종합해 포스코의 전체 출연액(100억 원)을 기준으로 다른 기업 15곳의 출연 비율을 책정해 본 결과, 예상 출연액은 외환은행(현 하나은행) 111억1700만 원, 한국수자원공사 20억9400만 원, 중소기업은행(현 IBK기업은행) 18억6100만 원, 코레일 17억7100만 원 순이었다.

동아일보 취재 결과, 일단 은행들은 “현황을 파악 중이다”(IBK기업은행), “아직 출연과 관련해 결정된 바 없다”(하나은행)는 입장을 밝혔다.

명확히 거부 입장을 밝힌 곳도 있었다. 한국농어촌공사 관계자는 “공사는 정부 예산을 받아 집행하는 준정부기관인데 수억 원씩 출연할 여유가 없다”고 했다. 한국수력원자력도 “과거 한국전력이 화력발전소 건설 관련 혜택을 받았다”며 “우린 청구권협정 수혜 기업이 아니라고 파악하고 있다”고 전했다.

주한미국상공회의소(AMCHAM·암참)는 액수를 밝히지 않은 채 전날 재단에 기부금을 냈다고 밝혔다.



신나리 기자 journari@donga.com
고도예 기자 ye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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