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로시간 개편 재검토] MZ 근로자들 “직장서 하위 직급… 휴가-근로시간 결정권 있겠나” 경총 “일자리 창출 위한 마중물… 노동개혁 방안 정식 발표 예정”
정부가 최근 발표한 근로시간 개편안에 대해 윤석열 대통령이 재검토 지시를 내린 가운데 ‘MZ세대(밀레니얼+Z세대) 노조’인 송시영 서울교통공사 올바른노조 위원장은 “개편안에는 편법과 악용의 소지가 있다. 당장 대통령께서도 주 52시간 넘게 일하시고 있지 않느냐”고 14일 동아일보에 말했다. 반면 이동근 한국경영자총협회(경총) 상근부회장은 15일 “(노동계가) 제도 개선의 취지를 왜곡하고 있다”며 “개편안은 일자리 창출의 토대를 만드는 마중물이 될 것”이라고 반박했다.
MZ세대 노조가 주축이 된 새로고침협의회 부의장을 맡고 있는 송 위원장은 기자와의 통화에서 “저희가 정부의 근로시간 개편안을 이해 못 한 게 아니다. 주당 최대 69시간까지 근무하고 나면 나머지 주에는 더 적은 시간을 근로한다는 거 아니냐”며 “지금의 ‘주 52시간제’하에서도 장시간 근로, 연장근로 시간 불법·편법이 만연한데 (개편안을) 잘 지키는 사업장이 몇이나 되겠느냐”고 제도에 반대하는 이유를 밝혔다.
정부는 개편안이 MZ세대의 호응을 얻을 것으로 예상했지만 실제로는 MZ 근로자들의 반발이 제일 거세다. 송 위원장은 “현실성이 떨어진다고 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젊은 세대들은 보통 직장에서 ‘시킨 대로 해야 하는’ 하위 직급이라 이들에게 결정권이 없는데 근로시간이나 휴가를 MZ세대의 욕구에 맞춰 결정할 수 있다고 정부는 말하니 현실적으로 다가오지 않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날 새로고침협의회 관계자들은 이정식 고용노동부 장관과 비공식 면담을 가졌다.
이 상근부회장은 “국회에서는 노조법 제2조, 제3조 개정과 같이 노사관계의 혼란과 노사 간 힘의 불균형을 증폭시킬 것으로 우려되는 법안의 심의가 이뤄지고 있다”면서 “경영계의 ‘노동개혁 방안’을 정식으로 발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미지 기자 image@donga.com
이건혁 기자 gu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