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상에 오른 리더들은 쓰기, 말하기, 발표 등 모든 의사소통 기술들을 끊임없이 연습한다. 펩시코 전 최고경영자(CEO) 인드라 누이는 “커뮤니케이션 기술에 대한 투자가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메시지를 단순하게 만들어 설득력 있게 전달할 수 없다면 대중이 따르도록 만들 수 없다”는 게 그의 주장이다. CEO들이 사용하는 네 가지 커뮤니케이션 전략에는 어떤 것이 있을까.
어려운 내용을 설명할 때는 ‘짧고 쉬운 문장’을 사용해야 한다. 길고 복잡한 문장은 아이디어를 이해하기 어렵게 만든다. 글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많은 정신적 에너지와 집중력이 필요하다. 노벨경제학상 수상자인 대니얼 카너먼 역시 그의 책 ‘생각에 관한 생각’에서 “신뢰감 있고 지적인 인상을 주고 싶다면 간단한 말을 복잡하게 하지 말라”고 말한다. 문장을 중시하는 것으로 유명한 아마존 창립자 제프 베이조스의 글 역시 어린아이도 이해할 수 있게끔 점점 더 발전했다. 1997년 그가 처음으로 작성한 주주 서한은 미국의 10학년 학생(보통 15세) 수준으로 작성됐다. 뉴욕타임스와 비슷한 정도다. 이후 약 10년의 서한은 8학년 또는 9학년 수준으로 작성됐다. 그리고 2007년 아마존의 새 상품에 대해 한 단락으로 설명한 글은 7학년 학생도 이해할 수 있는 수준이었다.
찰떡 같은 ‘비유’를 사용하는 것도 효과적이다. 비즈니스에서 비유는 복잡한 정보를 기억하기 쉽게 전달할 수 있는 손쉬운 방법이다. 워런 버핏은 비유의 힘을 잘 알고 있다. 뉴스나 주식 시장에서 경쟁 업체의 진입이 어려운 산업을 지배하는 기업을 설명하는 데 ‘해자와 성(moats and castles)’이라는 표현을 들어봤을 것이다. 이 표현은 버핏이 1995년 최초로 사용하면서 퍼져나갔다. “우리가 하는 가장 중요한 일은 폭넓고 오래 지속되는 해자를 갖춘 기업을 찾는 일이다. 해자는 정직한 주군이 책임지는 훌륭한 경제의 성을 보호한다.” 성의 비유는 버핏과 그의 팀이 잠재적 투자를 평가하는 데 사용하는 복잡한 데이터 및 정보 시스템을 간결하고 짧지만 생생하게 설명해 준다.
끝으로 조직의 사명을 주문처럼 반복하며 팀을 정비해야 한다. 의료 기기 수리공 얼 바켄은 정전돼도 작동하는 최초의 배터리 구동 심박조율기를 만들었다. 바켄의 삶에는 ‘통증 완화, 건강 회복, 수명 연장’이라는 새로운 사명이 생겼다. 바켄은 의료기기 업체 메드트로닉을 설립했고 50년이 지난 2018년 세상을 떠났다. 그 후 회사는 많이 달라졌다. 직원 9만 명이 150개국에서 근무하고 있고 1초마다 2명의 환자가 메드트로닉 제품으로 치료받고 있다. 이렇게 많은 것이 달라졌지만 한 가지는 그대로 남았다. 메드트로닉 직원들을 움직이게 하는 동기는 여전히 바켄에게 영감을 줬던 ‘통증 완화, 건강 회복, 수명 연장’이다. 바켄의 역할은 회사 사명이 늘 중심이 되도록 사명을 반복적으로 강조하는 것이었다. 그는 세상을 떠나기 직전까지도 직원들을 위해 비디오를 찍으며 “매일 이 사명에 따라 살아가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혁신적인 리더는 과도하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의사소통을 한다. 메모, 이메일, 프레젠테이션, 소셜미디어, 마케팅 자료 등 다양한 채널을 통해 회사의 목적을 강조하는 방법을 강구해 보자.
카민 갈로 갈로커뮤니케이션그룹 사장
정리=이규열 기자 kyle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