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실리콘밸리은행(SVB) 파산에 이어 세계적 투자은행인 스위스의 ‘크레디트 스위스’가 유동성 위기를 겪고 있다는 소식이 불거지자 세계증시가 일제히 하락했다.
SVB는 미국의 중소 지방은행에 불과해 그 영향이 제한적이지만 크레디트 스위스는 ‘톱 5’ 안에 드는 세계적 투자은행이이어서 그 영향이 일파만파로 확산될 가능성이 크다.
SVB는 파산했지만 지방은행으로, 자산 기준 미국 16위 은행이다. 또 미국 정부가 예금자들의 예금을 전액 보호할 것이라고 밝힘에 따라 그 충격이 제한적일 전망이다.
이미 세계적 투자은행들이 크레디트 스위스와 손절에 나서고 있다고 블룸버그통신이 1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세계적 투자은행들이 위기가 심화될 경우 보상해 줄 신용부도스와프(Credit-Default Swaps)계약을 앞다퉈 체결하고 있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특히 경쟁업체인 BNP 파리바의 경우, 고객들에게 크레디트 스위스가 거래상대일 경우, 파생상품의 계약을 수락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세계적 투자은행들이 크레디트 스위스로 인한 낙진을 피하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는 것이다.
15일(현지시간) 크레디트 스위스의 지분 9.88%를 보유하고 있는 사우디 국립은행은 규정을 이유로 유동성 위기를 겪고 있는 크레디트 스위스의 주식을 더 이상 매입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 은행의 아마 알 쿠레이라 행장은 “우리는 규정상 한 은행의 지분 10%를 넘을 수 없다”며 “더 이상의 지원은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크레디트 스위스는 고객들의 예금 인출로 지난해 하반기부터 유동성 위기를 겪어 왔었다.
이 같은 소식으로 크레디트 스위스 은행의 주가는 미국증시에서 14%, 스위스 증시에서 25% 각각 폭락했다.
이에 따라 미국의 뉴욕증시는 나스닥을 제외하고 모두 하락했고, 유럽증시는 일제히 3% 이상 급락했다.
(서울=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