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16일 “당 중앙위원회 제8기 제7차 전원회의 결정관철을 위한 내각 당위원회 전원회의 확대회의가 15일에 진행됐다”라고 보도했다. 뉴스1
북한 당국이 주민들을 대상으로 한국식 말투 사용 단속을 강화하자 주민들이 말투를 고치려고 평양말을 연습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15일 자유아시아방송(RFA)는 평안북도의 한 주민 소식통을 인용해 “요즘 당국이 ‘평양문화어보호법’에 의거해 평양말을 살려 나갈 것을 강조하고 있다”며 “이미 한국식 말투에 익숙해진 주민들은 평양말을 따로 연습하는 웃지 못할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 소식통은 “오랜 세월 꽉 막힌 체제에서 ‘장군님 만세’만 외치던 주민들은 한국 영화와 드라마를 통해 자유롭고 매력적인 한국식 생활문화와 말투에 매력을 느껴 이를 따라 하게 된 것”이라며 “한국식 말투에 대한 단속이 강화되자 한국말이 얼결에 튀어나와 처벌받을까 염려돼 조선(북한)식 말투를 연습하고 있는 것”이라고 했다.
이 소식통은 “한국 영화와 드라마를 가장 많이 보는 대상은 불법 영상물을 단속하는 사법일꾼들과 간부들, 그 가족, 친척들”이라며 “체제를 보위하고 지켜야 할 사법일꾼들이 오히려 한국 영화와 드라마에 빠져 한국식 말을 퍼뜨리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사람들이 ‘오빠’, ‘자기야’, ‘사랑해’라는 말을 자연스럽게 하는 것은 한국 영화를 귀에 익고 입에 오를 정도로 봤다는 증거”라며 “당에서 평양말을 살려야 한다고 강조하자 최근 주민들이 기래서(그래서)나 알간(알겠니) 등 평양말을 연습하는 실정”이라고 전했다.
다른 평안북도 소식통도 이와 관련해 “요즘 일반 주민들도 평양 표준어 연습을 하고 있다”며 “‘패션’이나 ‘헤어스타일’, ‘와이프’ 등 한국식 말을 단속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그는 “과거에는 ‘동지’나 ‘동무’라고 하던 것을 요즘엔 ‘친구’로 부르거나 남녀 연인 사이에 ‘자기’라고 부르는 것이 일반화됐다”며 “일부 주민들이 입에 붙어 습관이 된 한국말을 바꾸려고 연습하는 희한한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최재호 동아닷컴 기자 cjh1225@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