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법무부는 2017년부터 최근까지 북한과 범죄집단들이 훔친 30억달러(약 4000억 원) 상당의 암호화폐를 세탁하는데 필요한 믹싱(mixing) 서비스를 제공한 암호화폐 플랫폼 ‘칩믹서(ChipMixer)’를 국제 공조를 통해 단속했다고 발표했다.
미 법무부는 15일(현지 시간) 독일 연방당국과 함께 칩믹서의 도메인과 서버, 4600만 달러(약 607억원) 이상의 암호화폐를 압수했다고 밝혔다. 또 칩믹서 운영과 관련된 베트남 하노이에 거주하는 민 꾸옥 응우옌(49)을 자금세탁, 무허가 송금 사업 운영 및 신분 도용 등의 혐의로 기소했다.
미국 법무부가 15일(현지 시간) 발표한 암호화폐 믹싱 업체 단속 관련 보도자료. 미 법무부 홈페이지 캡처
미 법무부 공소장에 따르면 칩믹서는 범죄를 통해 얻은 자금을 세탁하는 데 가장 널리 사용되는 믹서 기업 중 하나다. 고객이 예치한 비트코인을 다른 고객의 비트코인과 뒤섞어 사법·규제 당국이 거래를 추적하기 어렵게 만드는 믹싱 서비스를 제공했다.
또 러시아군 정보조직인 총정찰국과 러시아 해킹그룹 APT28 등도 칩믹서에 비트코인 세탁을 맡긴 것으로 전해졌다. 세계 최대 다크넷 마켓인 ‘히드라’의 고객도 칩믹서를 찾았다. 다크넷 마켓은 마약과 탈취한 금융정보 등이 거래되는 인터넷 암시장이다.
리사 모나코 법무부 부장관은 “법무부가 국내외 파트너들과 협력해 암호화폐 믹서를 무력화했다”면서 “오늘의 공조 작전은 전 세계 사이버 안보를 위태롭게 하는 범죄활동의 붕괴시키겠다는 우리의 일관된 메시지를 강조한다”고 밝혔다.
윤다빈 기자 empt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