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왼쪽부터) 서민호 경사, 남우철 여주경찰서 경찰서장, A씨, 이영원 경감, 하늘 아동권리보장원 주임. 경찰청 제공
42년 전 가족을 잃어버린 후 독일로 입양된 40대 남성이 유전자 검사를 통해 친모를 극적 상봉했다.
경찰청과 외교부, 아동권리보장원이 16일 공동으로 배포한 보도자료에 따르면 A 씨(46)는 1981년 1월 수원버스터미널에서 실종된 이후 독일로 입양됐다. 실종 당시 나이는 4세였다.
A 씨는 2009년 가족을 찾고 싶어 한국으로 와 수원 서부경찰서를 방문해 유전자를 채취했다. 하지만 당시에는 유전자가 일치하는 사람을 찾지 못해 발길을 돌려야 했다.
이에 정확한 재분석이 필요했다. 하지만 A 씨가 독일에 살고 있어 유전자 재채취가 쉽지 않았다. 다행히 2020년부터 관계 부처가 합동으로 운영하는 ‘해외 한인 입양인 가족 찾기’ 제도를 통해 A 씨는 경찰의 도움을 받아 재외공관에서 유전자를 재채취할 수 있었고, 국과수는 올해 1월 두 사람이 모자 관계임을 최종 확인했다.
이후 사건을 담당한 여주경찰서와 아동권리보장원 입양지원센터가 나서 일정과 장소를 조율해 두 모자의 만남을 성사시켰다. 그렇게 두 사람은 42년 만에 다시 얼굴을 볼 수 있었다. 이 자리에는 친형도 함께했다.
A 씨는 “친가족과 재회하게 된 것은 큰 축복”이라며 “나의 과거와 뿌리에 대한 궁금증을 해결할 수 있게 돼 정말 기쁘다”고 말했다.
B씨는 “둘째 아들을 찾게 해달라고 날마다 기도했는데, 유전자 등록 덕분에 아들을 찾을 수 있었다”며 “도와주신 모든 분께 감사드린다”고 했다.
조유경 동아닷컴 기자 polaris27@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