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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 성과급, 이자이익 아닌 실질적 성과 따라 지급 추진

입력 | 2023-03-17 03:00:00

금융당국, 은행 보수체계 개선 논의
희망퇴직금도 주주에게 평가받도록




은행들의 과도한 성과보수 지급 문제를 개선하기 위해 나선 금융당국이 이자이익 대신 실질적인 성과에 따라 성과급을 지급하는 체계를 마련하기로 했다. 은행들이 성과보수 체계를 외부에 투명하게 공개하고 거액의 희망퇴직금 지급은 주주로부터 평가받도록 하는 방안도 추진한다.

16일 금융위원회는 전날 김소영 부위원장 주재로 열린 ‘제3차 은행권 경영·영업 관행·제도 개선 실무작업반’ 회의에서 주요 은행들의 성과급 등 보수 체계를 살펴보고 이 같은 방안을 논의했다고 밝혔다.

회의에서는 은행 성과급이 임직원의 혁신적인 사업이나 아이디어에 의한 것인지 아니면 단순히 예대금리차에 의한 것인지를 감안해서 지급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집중적으로 제기됐다. 최근 금리 인상에 따라 자연스럽게 늘어난 이자이익을 토대로 사실상의 고정급처럼 거액의 성과급을 나눠 갖는 관행이 계속되고 있다는 인식에서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국내 은행들의 당기순이익은 2021년 16조9000억 원, 지난해 18조5000억 원으로 집계됐다. 같은 기간 은행 이자이익은 46조 원에서 55조9000억 원으로 21.6% 늘어난 반면 비이자이익은 7조 원에서 3조4000억 원으로 절반 이하로 줄었다.

이런 가운데 5대 시중은행이 임직원에게 지급한 성과급은 2021년 1조7826억 원에서 지난해 1조9595억 원으로 늘었다. 김 부위원장은 “은행권의 대규모 수익은 임직원의 노력보다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사태와 저금리 지속 등으로 대출 규모가 급증한 상황에서 금리 상승이라는 외부적 요인이 상당한 영향을 미쳤다는 비판이 나온다”고 지적했다.

금융당국은 경영진의 성과를 투명하게 공개하는 해외 금융사처럼 국내 은행들도 성과보수체계에 대한 보수위원회 안건을 공개하고 경영진의 보수를 주주들이 심의하는 ‘세이 온 페이(say on pay)’ 제도를 도입하는 방안도 추진하기로 했다.

은행들이 인력 구조조정을 위해 거액의 희망퇴직금을 지급하고 학자금 등도 지원하는 관행은 주주총회 등에서 주주로부터 평가받도록 하는 방안을 검토한다.

김도형 기자 dod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