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계 권위자 쿠시다 교수 인터뷰 “수면의 질 정확한 진단-치료 중요”
“다양한 기기들을 통해 수면 정보의 양이 폭발적으로 생성될 텐데, 이를 어떻게 해석하고 수면의학과 접목시킬지가 관건입니다.”
세계 최대 가전·정보기술(IT) 전시회인 CES가 슬립테크 전용관을 마련할 정도로 수면 기술에 세계적으로 관심이 높지만 아직 어느 기업도 우위를 점하지 못했다는 게 쿠시다 교수의 생각이다. 그는 “(스탠퍼드대) 연구실에서 쓰는 수면 연구 장비들의 원산지가 매우 다양할 정도로 아직은 수준이 서로 비슷한 선상에 있다”며 “제품의 사이클이 짧아지고 있는 만큼 5년 이내에는 수면감지 기술이 고도화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또 “한국의 슬립테크 기업들은 수면 질환뿐 아니라 큰 생태계 안에서 연구와 사업을 펼쳐나가고 있는 점이 인상적”이라고 평했다.
‘슬립테크’를 내걸고 생산된 모든 제품을 믿고 써도 될까. 그는 “기업이 수면의 총량과 깊이 등 제품의 효과를 어떤 식으로 검증했는지 데이터를 보는 것이 굉장히 중요하다”고 말했다.
쿠시다 교수는 수면 진단에 도움을 주는 기술에 주목한다. 그는 “‘밤에 두 번 정도 깼다’고 말한 환자가 실제로는 폐쇄성 수면 무호흡증으로 한 시간에 60~100번 깨는 경우도 있었다”며 “수면의 질을 정확히 진단하고 관련 질환을 치료하면 환자는 완전히 새로운 세상을 살게 된다”고 말했다.
하지만 수면의 질을 측정하는 기술은 아직 정밀하지 못하다는 것이 쿠시다 교수의 평가다. 그는 “아직은 슬립테크 기업들이 내놓은 가정용·개인용 제품이 수면의 총량이나 깊이를 정밀하게 진단하지는 못하는 상황”이라면서도 “‘수면 문제가 있다’고 인지할 수준의 기술은 갖춰 개인이 병원에 방문하는 계기를 만든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김하경 기자 whatsup@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