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스타트업 ‘아모지’ 우성훈 대표
미국 뉴욕 브루클린 본사에서 미 스타트업 ‘아모지’ 우성훈 대표(34)가 세계 최초로 암모니아 기반 수소전지로 비행에 성공한 드론을 설명하고 있다. 뉴욕=김현수 특파원 kimhs@donga.com
13일(현지 시간) 미국 뉴욕 브루클린에 있는 뉴욕시의 스타트업 인큐베이팅 공간 ‘뉴랩’. 이곳의 30%는 창업 2년 만에 5명이던 직원이 110명으로 늘어난 스타트업 ‘아모지’가 차지하고 있다. 아모지는 아마존 아람코 SK이노베이션이 총 7000만 달러(약 923억 원)를 투자한 암모니아 기반 수소연료전지 개발업체다. 최근 미 경제전문채널 CNBC는 ‘아람코가 투자한 브루클린 스타트업이 암모니아를 연료로 바꾼다’는 프로그램으로 아모지를 집중 조명했다.
직원 가운데 한국인은 5명뿐이지만 창업 멤버 4명은 모두 한국인이다. 수소연료전지 가능성을 내다본 매사추세츠공대(MIT) 박사 우성훈 대표(34) 등이 2020년 11월 창업했다. 우 대표는 “전 세계 350개 벤처캐피털(VC) 업체 홈페이지를 보고 e메일을 보내 얻어낸 시드머니(종잣돈) 300만 달러로 시작했다”고 회상했다.
이들은 암모니아를 수소로 전환해 전지에 주입하는 시스템 개발에 매달렸다. 배송 비용이 너무 비싸서 생산지에서 충전소까지 옮기는 과정에서 가격이 약 20배까지 뛰는 기존 수소전지 단점을 보완할 수 있는 시스템에 주목한 것이다.
우 대표는 “기술력을 증명하니 글로벌 대기업 투자로 이어졌다”며 “투자 혹한기에도 기술력 있는 재생에너지 분야에는 관심이 높다. 미 인플레이션감축법(IRA)으로 저탄소 암모니아 가격을 낮추니 시장 분위기도 뜨겁다”고 전했다. 2050년 ‘넷제로(탄소 순배출량 제로)’가 먼일 같지만 평균 선박 수명 20년을 감안하면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기 때문에 암모니아 추진 선박에 대한 글로벌 조선사들의 관심이 높다.
아모지 경쟁업체는 독일 만(MAN)을 비롯해 글로벌 엔진 제조기업들이다. 우 대표는 “글로벌 대기업과 경쟁할 수 있을까 걱정했지만 신기술 분야에선 스타트업의 빠른 결정이 경쟁력을 더 높인다는 것을 깨달았다”고 말했다. ‘탈(脫)탄소’에 대한 의지로 혼신을 다하는 직원들도 큰 힘이 된다. 엑손모빌 출신만 15명일 정도로 석유회사에서 근무하다 친환경 에너지 분야로 넘어오는 직원이 많다.
“지난 20년 화두는 디지털화였고 구글이 이를 이끌었습니다. 앞으로 20년 화두는 탈탄소가 될 것이며 이 분야의 ‘구글’로 회사를 키우고 싶습니다.”
뉴욕=김현수 특파원 kimh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