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한일 정상회담 날 ICBM 도발 12일 日 미군기지-14일 남한 전역 어제는 美본토로 타격 범위 넓혀 한미일 대북공조 불만 표출한듯
2월 8일 열병식에 등장한 신형 ICBM ‘화성-17형’.
북한이 한일 정상회담 당일인 16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화성-17형’으로 추정되는 미사일을 발사한 건, 정상 간 만남을 계기로 한일 간 안보협력이 강화될 것을 겨냥한 노골적인 위협으로 풀이된다. 북한은 12일과 14일에는 각각 일본, 한국을 겨냥해 미사일을 발사한 뒤 이날은 미 본토 전역을 사정거리로 둔 ICBM 카드까지 꺼내 ‘징검다리 도발’에 나섰다. 한미일 안보 협력을 통째로 흔들겠다는 의도를 보여주는 동시에 언제 어디서든 미사일을 날릴 수 있다는 메시지를 순차적으로 발신한 것으로 보인다.
● 순항미사일-단거리탄도 이어 ICBM
북한은 ‘핵전쟁 억제 수단’으로 지칭하는 등 그동안 직간접적으로 이 세 종류 미사일 모두 핵 탑재가 가능하다고 주장해 왔다. 이에 이틀 간격으로 이어진 이번 릴레이식 미사일 발사가 전술핵, 전략핵 등 위력이 다른 핵전력도 자유자재로 구사할 수 있다는 능력까지 과시한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북한이 이날 미사일 발사 방향을 일본보다 러시아에 치우치는 방식으로 설정한 배경에도 관심이 쏠린다. 군 관계자는 “러시아 쪽으로 방향을 튼 건 ICBM을 쏘면서도 약간 수위를 조절한 것일 수 있다”고 했다. 다만 “향후 미국 대응이나 한미일의 대북 3각 공조 진전 상황 등을 살펴본 뒤, 일본 영공 위로 ICBM을 쏘는 등 도발 수위를 더 끌어올릴 가능성도 있다”고 덧붙였다.
● 화성-17형, 4000km 장거리 발사할 가능성도
‘프리덤실드’는 23일까지 이어진다. 28일쯤엔 미 해군 핵추진 항공모함인 니미츠호(CVN-68·약 10만 t)가 부산항에 입항해 다음 달 3일 전후까지 국내에 머무를 것으로 전망된다. 이달 말엔 마크 밀리 미 합참의장의 방한도 예상된다. 군 안팎에선 북한이 한미일 안보협력을 견제하는 동시에 내부 체제 결속을 위해 강도 높은 도발을 이어갈 것이란 관측이 있다. 북한이 ‘화성-17형’을 다시 쏜다면 그땐 1000km 수준이 아닌, 4000km 이상 장거리로 발사한 뒤 미국과 가까운 태평양 공해상에 떨어뜨리는 방식으로 도발 효과를 극대화할 것이란 우려도 나온다. 합참은 이날 “우리 군은 확고한 연합 방위 태세 아래 계획한 연합연습과 훈련을 철저히 시행할 것”이라며 “북한의 어떠한 도발에도 압도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능력을 기초로 확고한 대비 태세를 유지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손효주 기자 hjson@donga.com
윤상호 군사전문기자 ysh1005@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