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에 빠졌던 은행들이 한고비 넘기는 걸까요. 16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증시 3대 지수가 모두 올랐습니다. 다우존스 지수 1.17%, S&P500 1.76%, 나스닥 지수는 2.48% 상승 마감했군요.
퍼스트 리퍼블릭을 아시나요. 실리콘밸리은행(SVB) 사태 이후 ‘제2의 SVB’가 될 수 있다며 유동성 위기설에 휩쓸린 미국 캘리포니아 기반 은행인데요. 뱅크런이 일어날 수 있다는 걱정에 주가가 급락하고 신용등급도 정크등급으로 떨어지면서 위기가 고조됐습니다. 그런데 퍼스트 리퍼블릭을 구출해줄 동아줄이 내려왔습니다. 미국의 11개 은행이 퍼스트 리퍼블릭에 총 300억 달러의 예금을 예치한다고 이날 성명을 발표한 겁니다. 미국의 4대 은행(JP모건체이스, 씨티그룹, 뱅크오브아메리카, 웰스파고)은 각각 50억 달러씩, 모건스탠리와 골드만삭스는 각각 25억 달러를, 나머지 은행들(BNY멜론, PNC뱅크, 스테이트스트리트, 트루이스트, US뱅크)은 10억 달러를 예치합니다.
캘리포니아에 기반을 둔 퍼스트 리퍼블릭 은행은 메타 CEO인 저커버그가 이용하는 은행으로도 유명했다. 신화통신, 뉴시스
덕분에 장중 36% 폭락했던 퍼스트리퍼블릭 주가는 극적으로 반등해 종가 기준으로는 9.98% 상승 마감했습니다. 롤러코스터가 따로 없네요.
위기설로 급락했던 주가가 반등한 은행은 유럽에도 있습니다. 바로 크레디트 스위스(CS)인데요. 15일 한때 30% 폭락했던 CS 주가는 정부의 지원책 발표(스위스 중앙은행이 70조원대 자금 지원)에 힘 입어 16일 스위스 취리히 증시에서 19.15% 상승했습니다. 일단 한숨 돌렸는데요.
다만 뉴욕증시에 상장된 CS의 미국예탁증권(ADR) 가격은 전날과 같은 수준으로 장을 마감했습니다. 위기 확산을 막기 위해 스위스 경쟁 은행인 UBS가 CS를 인수하는 방안이 거론돼 왔는데요. 이날 ‘UBS가 CS와의 합병을 원하지 않는다’는 블룸버그 보도가 나왔기 때문입니다. 고비는 일단 넘겼지만, 아직 사태가 끝나진 않은 것 같네요.
*이 기사는 17일 발행한 딥다이브 뉴스레터의 온라인 기사 버전입니다. ‘읽다 보면 빠져드는 경제뉴스’ 딥다이브를 뉴스레터로 구독하세요.
https://www.donga.com/news/Newsletter
한애란기자 haru@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