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시원서 무차별 폭행 남성 2명 구속 무연고 기초생활수급자 60대 남성 숨져
동아일보 DB
법원에 따르면 11일 오전 1시경 고시원 복도를 지나던 A 씨는 방에서 갑자기 문을 열고 나오던 40대 남성 B 씨와 몸이 부딪혔다. 말다툼 수준이었던 실랑이가 이어지다 B 씨는 갑자기 A 씨에게 주먹을 휘두르며 폭행하기 시작했다. 마침 이 고시원에서 B 씨와 친분이 있던 60대 남성 C 씨가 다툼을 발견하고 A 씨를 같이 폭행했다.
경찰 조사 결과 이들의 무차별적 폭행은 약 50분간 이어졌다. 이들은 A 씨가 넘어진 뒤에도 머리와 몸통을 계속 짓밟으며 폭행을 멈추지 않았다. 폭행당하는 동안 A 씨는 고통스러워하며 소리를 질렀다.
A 씨는 폭행이 시작된 지 약 7시간이 지난 오전 8시가 돼서야 병원으로 옮겨졌다. 우연히 고시원을 방문한 한 시민이 피를 흘리며 복도에 쓰러져 있는 A 씨를 발견했고 경찰에 신고했다. A 씨는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외상성 뇌출혈 등으로 이틀 뒤인 13일 끝내 사망했다.
신고받고 출동한 서울 동대문경찰서는 폐쇄회로(CC)TV를 확인해 고시원 다른 방 안에 숨어 있었던 B 씨와 C 씨를 11일 긴급체포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서울북부지법은 12일 영장을 발부했다.
경찰 조사에서 이들은 “A 씨를 의식불명에 이르게 할 정도로 때리지는 않았다”며 범행을 부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B, C 씨는 상해 등 동종 전과로 이미 수차례 처벌받은 전력이 있었다. 경찰은 조만간 이들을 검찰에 송치할 방침이다.
숨진 A 씨는 왕래하는 가족이 없는 무연고 기초생활수급자였다. 경찰 관계자는 “장례는 무연고자 공영 장례로 치러질 예정”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