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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닷길로 들어온 사할린 동포들[청계천 옆 사진관]

입력 | 2023-03-17 20:17:00


17일 강원도 동해시 동해 국제여객선 터미널 부두.

지난해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하늘길이 막혀 애를 태웠던 사할린 동포들이 배를 통해 입국하고 있습니다.

17일 오후  적십자사 자원봉사자들의 도움을 받으며 하선하는 사할린  동포 1세들. 동해=이훈구 기자 ufo@donga.com



일제강점기 일제에 의해 강제동원된 후 광복후에도 귀환하지 못했던 러시아 사할린 동포 1세대와 후손 가족 등 63명입니다.

지난 2021년 사할린동포 지원에 관한 특별법이 시행된 이후 여객선을 이용해 단체로 입국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입니다.

이들은 16일 오후 2시러시아 블라디보스톡항에서 국제카페리 ‘이스턴드림호’에 몸을실었습니다. 동해항에 점심 무렵 도착하기까지22시간 30분의 긴 여정이었습니다.

취재진들의 요청에 손을 흔들며 인사를 건네지만 아직은 낯설은  고국땅이다. 



수많은 취재진과 적십자봉사자들 앞에서 밝은 표정을 지으려 애쓰지만, 긴 시간 여행으로 피곤한 모습이 역력합니다.

취재진들에게 소감을 피력하는 최고령 이청자 할머니.

최고령자 이청자(86.안산) 할머니입니다.

또렷한 발음으로 “한국으로 돌아올 수 있어서 너무 좋다”며 한국정부와 국민들에게 감사의마음을 전했습니다.

사할린에서 가져 온 주요 생활용품들이  담겨진 수많은 여행가방들.



오늘 도착한 63명은 간단한 환영행사 후 서울·경기·인천·부산 등 거주 예정지역으로 가는 버스에 탑승했습니다.

대한적십자사 직원들과 봉사자들의 지원이 돋보인 하루였습니다.

이들은 오늘 뿐 아니라 앞으로도 고국에 돌아온 동포들이 각 지역에 정착하고 적응하는 데 많은 노력을 기울일 계획입니다.

적십자사 직원들과 자원봉사자들은 이들의 정착에 모든 정성과 지원을 쏟는다.



대한적십자사가 준비한 귀국 동포들을 위한 선물함.



‘사할린동포 영주귀국 및 정착지원 사업’은일제강점기인 1939년부터 군수물자 조달 등을 위해 러시아 극동 사할린주에 강제 징용됐지만, 1945년 8월 광복 이후에도 냉전체제가 지속되면서 고국으로 돌아오지못한 동포와 그 가족의 영주 귀국과 정착을 지원하기 위한 사업입니다. 지난 2021년 부터 ‘사할린동포 지원에 관한 특별법’이 시행됐습니다.

1945년 8월 15일까지사할린에서 출생했거나 사할린으로 이주한 한인(韓人), 그동반자족은 배우자, 직계비속 1명과 그 배우자를 대상으로귀국에 필요한 운임과 초기 정착비, 거주·생활시설에 대한운영비, 임대주택 등을 지원합니다.

2022년 9월 ‘사할린동포 영주귀국·정착지원 대상자’는 350명입니다. 하지만우크라이나 전쟁때문에 한-러간 항공편이 중단되자, 정부는동해항을 통한 배편 입국으로 바꿨습니다.

입국수속을 기다리는 사할린 동포들.   입국수속만 지나면 이제 전국의 정착마을로 이동한다.



이미 206명이 국내 입국했고 63명이 17일 입국한데 이어 나머지 동포들도 순차적으로 고국땅에 들어옵니다.

버스 탑승 전 인사하는 가족들. 왼쪽부터  2세대 ,3세대,4세대가 한데 입국했다.  동해=이훈구 기자 ufo@donga.com



오늘 도착한 동포들 중 가장 최연소 아이입니다.

1세대 부모님은 세상을 떠났고, 2세대(할머니,할아버지),3세대(엄마),4세대(아이)가 함께 들어온 겁니다. 인천에 마련된 보금자리로 이동합니다.

모든 가족들이 부디 행복한 한국생활을 꾸리길 바랍니다.

이훈구 기자 uf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