金, ICBM 발사현장서 강경 발언 北, 한미연합훈련 겨냥 도발 명시 ‘1단 추진체 분리’ 공개… 기술 과시 한미일 G7 회동 때 도발 가능성도
김정은, 또 딸과 함께… 北, ‘화성-17형’ 촬영 지구사진도 공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왼쪽)이 딸 김주애와 함께 16일 평양국제비행장에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화성-17형’ 발사 장면을 지켜보고 있다. 작은 사진은 북한이 이번에 발사한 화성-17형에서 촬영한 것으로 보이는 지구 사진. 조선중앙TV 캡처 뉴시스·뉴스1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핵에는 핵으로, 정면대결에는 정면대결로 대답할 것”이라며 한미 등을 겨냥해 노골적인 핵위협에 나섰다. 16일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화성-17형’ 발사 장면을 딸 김주애와 함께 참관하며 이같이 밝힌 것. 앞서 12일과 14일 각각 일본, 한국을 겨냥한 미사일 발사에 이어 미 본토 전역이 사거리에 드는 ICBM 카드까지 꺼낸 북한이 이제 핵사용 가능성까지 언급하면서 한반도 긴장 수위가 더욱 고조되고 있다.
● “핵전략 가동체계 입증”
17일 북한 관영매체인 조선중앙통신에 따르면 김 위원장은 전날 평양국제비행장에서 ‘화성-17형’ 발사 훈련을 현장 지도했다. 통신은 “‘화성포-17형’은 최대 정점고도 6045km까지 상승하며 거리 1000.2km를 4151s(1시간 9분 11초)간 비행했다”면서 “조선동해 공해상 목표수역에 탄착되었다”고 주장했다.
북한은 이번 ICBM 도발이 23일까지 예정된 한미 연합훈련을 겨냥했음도 분명히 했다. 김 위원장은 “조선반도(한반도) 지역에서 대규모 군사연습을 빈번히 벌이고 있는 미국과 남조선(남한)에 그 무모성을 계속 인식시킬 것”이라고 경고했다.
북한은 이번 ‘화성-17형’ 단분리 장면도 처음으로 공개했다. 조선중앙TV가 이날 ‘화성-17형’ 상단부에 장착된 카메라를 통해 3단으로 구성된 ‘화성-17형’에서 1단 추진체가 떨어져 나가는 장면을 포착해 보도한 것. 군 관계자는 “ICBM 기술이 그만큼 완성 단계에 올랐음을 과시하려는 의도로 보인다”고 했다.
● ICBM 정상각도 발사 등 추가 도발 가능성
북한은 핵·미사일 도발 수위를 더 끌어올릴 것으로 보인다. 군 고위 관계자는 “한미, 한미일의 대북 군사 공조가 자신들의 핵무력 상대가 될 수 없음을 과시하려는 전략적 도발이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국 전역과 주일미군 기지 등을 조준한 단거리(SRBM)·중거리탄도미사일(IRBM)은 물론이고 워싱턴과 뉴욕을 때릴 수 있는 ICBM까지 동원해 낮과 밤을 가리지 않고 도발에 나설 수 있다는 의미다.
이미 준비가 끝난 것으로 알려진 7차 핵실험 버튼을 누를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군 당국자는 “7차 핵실험을 통해 다종다양한 미사일에 장착 가능한 전술핵(소형핵) 완성을 선언하며 한미일 3국을 겨냥해 ‘백기 투항’을 요구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고도예 기자 yea@donga.com
윤상호 군사전문기자 ysh1005@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