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와 공조 통해 美에 대항 의도 우크라戰 중재자 이미지도 노린듯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초청으로 20∼22일 3일간 러시아를 국빈 방문한다고 중국 외교부가 17일 밝혔다. 13일 폐막한 연례 최대 정치행사 ‘양회’(전국인민대표대회, 중국인민정치협상회의)를 통해 3연임을 확정하고 1인 지배 체제를 확고히 한 시 주석은 이번 방러 기간 중 우크라이나 전쟁의 중재자 역할을 하며 ‘국제 사회 지도자’ 이미지를 굳히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왕원빈(汪文斌)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이날 “시 주석의 러시아 방문은 평화의 여정”이라며 “우크라이나 문제에 대한 화해를 권하고 대화를 촉진하는 데 건설적인 역할을 할 것”이라고 밝혔다. 월스트리트저널(WSJ) 등은 시 주석이 푸틴 대통령과 만난 후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 화상 회담을 가질 것이라고 보도했다.
미국 등 서방은 중국이 겉으로만 중재자를 자처할 뿐 뒤로는 러시아에 무기를 지원하고 있다고 비판하고 있다. 16일 미 정치매체 폴리티코는 중국 국영 방산기업들이 돌격용 소총, 무인기 부품, 방탄복 등을 지난해 6∼12월 러시아에 수출했다고 전했다. 서방 일각에서는 시 주석의 방러 기간 중 중국이 러시아에 대한 무기 지원을 합의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우려하고 있다.
베이징=김기용 특파원 kk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