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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시다, 2차만찬때 “한국서 자리 이어가자”… 尹 “임기중 한일관계 가장 좋게 만들고 싶다”

입력 | 2023-03-18 03:00:00

[尹대통령 방일]
日맥주-韓소주로 ‘폭탄주’ 마셔
기시다 “한일 우호의 맛 좋다”



윤석열 대통령(왼쪽)과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 2023.3.17 대통령실 홈페이지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16일 저녁 도쿄에서 가진 윤석열 대통령과의 2차 친교 자리에서 마지막 술잔을 나누면서 “한국에서 이 자리를 다시 이어가자”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기시다 총리가 답방을 예고한 가운데 한일 정상 간 개인적 신뢰가 구축된 장면이라는 평가가 나왔다.

17일 외교 소식통에 따르면 두 정상은 부부 동반으로 도쿄 번화가인 긴자의 스키야키 식당 ‘요시자와’에서 16일 오후 늦게 만찬을 한 뒤 정상만 따로 2차로 긴자 인근 경양식집 ‘렌가테이(煉瓦亭)’로 자리를 옮겨 대화를 이어갔다. 이곳은 1895년 개업한 노포로 일본에서 처음 돈가스, 오므라이스를 판 음식점으로 알려져 있다.

애주가인 두 정상은 2차 친교에서 맥주를 마시며 담소를 나누다가 윤 대통령이 화합의 의미로 한국 소주를 마시자고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기시다 총리는 한국 소주에 이어 일본 전통주인 고구마 소주도 마시자고 했다. 양 정상 간 친교 테이블에 맥주와 소주를 따로 또는 섞어 마시는 등 ‘폭탄주’가 등장한 것. 두 정상은 일본 ‘에비스’ 맥주 로고가 그려진 맥주잔을 마주치며 건배했다. 소주는 한국의 ‘진로이즈백’이 테이블에 오른 것으로 알려졌다.

윤 대통령은 “내 임기 중에 1965년 한일 수교 이후 가장 좋은 한일 관계를 만들고 싶다”는 말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 기시다 총리는 ‘한일 우호의 맛이 진짜 맛있다’는 취지의 말로 화답했다고 한다. 일본 언론 등에 따르면 윤 대통령은 국내에서도 유명한 일본 드라마인 ‘고독한 미식가’를 화제로 올리기도 했다고 한다. 외교 소식통은 “양 정상이 ‘화합주’로 정상 간 친교를 다졌다”며 “윤 대통령이 특유의 친화력으로 분위기를 이끌자 기시다 총리가 화답하며 ‘이 자리를 한국에서 이어가자’고 언급한 것으로 안다”고 밝혔다.

한일 정상은 이를 매개로 허심탄회한 대화를 이어간 것으로 전해졌다. 일본 정부 관계자가 “기시다 총리가 ‘윤 대통령이라면 믿을 수 있다’고 했다”고 발언한 사실이 일본 언론에 보도되기도 했다.

윤 대통령의 부인 김 여사는 16일 유코 여사 초청으로 총리관저를 찾아 내부를 둘러본 뒤 장인의 안내에 따라 함께 화과자를 만들었다. 두 여사는 직후 말차를 마시며 한일 양국 간 문화 교류 등 다양한 주제로 이야기를 나눴다.


도쿄=장관석 기자 jk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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