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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문기 휴대전화에 ‘이재명’ 문자·단톡방…李생일도 저장

입력 | 2023-03-18 10:21:00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 뉴시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시장 재직 시절 고(故) 김문기 성남도시개발공사 개발1처장을 몰랐다고 발언한 것의 진위를 두고 이 대표 측과 검찰의 법정 공방이 이어지고 있다. 검찰은 김 전 처장의 사망 전 시점 그의 휴대전화에서 발신인이 ‘이재명’으로 된 문자메시지 기록을 발견했다고 밝혔다.

17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4부(부장판사 강규태) 심리로 열린 이 대표의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 2차 공판에서 검찰은 김 전 처장이 2021년 11~12월 ‘이재명’으로 된 연락처로부터 문자메시지를 여러 차례 받은 기록을 공개했다. 당시 이 대표는 대선 후보였다.

검찰은 또 김 전 처장이 이 대표가 함께 있는 카카오톡 단체 대화방에 참여했던 사실도 공개했다. 김 전 처장 휴대전화 주요 일정에는 이 대표의 생일도 저장돼 있었다.

이에 이 대표 측은 “도지사 이후의 일은 (혐의와) 무관한 것 아니냐”며 거세게 항의했다.

검찰은 이날 성남시장 집무실 내부 사진을 제시하며 “테이블이 너무 좁아 이 대표가 회의 참석자 명찰을 확인할 수 있는 거리”라고 주장했다.

이어 김 전 처장에 대해 “피고인 스스로 시장 재직 시절 치적으로 언급한 대장동과 1공단 사업 주무담당 부서장으로 수회 대면 보고를 했고 보좌했다”며 “공로를 인정받아 피고인으로부터 표창장을 받았다”고 말했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지난 17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공직선거법 위반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뉴스1

그러면서 “나머지 (성남시 및 산하기관) 팀장 599명을 기억하지 못한다고 말할 수 있을지 몰라도 단 한 사람, 김 전 처장을 기억나지 않는다고 말할 수는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대표 측은 “7년 가까이 지난 시점에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사장 직무대리를 보좌하던 김 전 처장을 별도로 기억해내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니었을 것”이라며 “표창장 수여는 그날 수백 명을 한 번에 주는데 다른 사람은 기억 못 해도 김 전 처장은 기억해야 한다는 게 무슨 근거인지 모르겠다”고 맞섰다.

이 대표가 시장 시절인 2015년 호주에서 김 전 처장, 유 전 직무대리 등과 함께 골프를 친 것도 쟁점이 됐다. 이 대표 측은 “김 전 처장, 유 전 직무대리와 골프를 친 일이 있었는지는 객관적 사실의 영역이고, (이 대표가) 골프를 친 적이 없다고 말한 적이 없다”며 “피고인은 골프를 함께 친 사람이 김 전 처장이었는지 정확히 기억하지 못한 것 같다”고 주장했다.

이어 “호주에서 피고인과 김 전 처장이 함께 찍은 사진과 영상에 한 가지 특이한 점이 있는데, 두 사람이 한 번도 눈을 마주친 일이 없다는 것”이라며 “당시 피고인과 김 전 처장의 관계가 어땠는지 쉽게 알 수 있다”고 말했다.

다음 공판은 오는 31일 열린다. 유 전 직무대리가 증인석에 앉을 예정이다.

이혜원 동아닷컴 기자 hyewo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