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규모 미사일 공격으로 평양 제압, 특수부대가 ‘타깃’ 확보 후 복귀
한미 연합특수작전훈련 ‘티크 나이프’에 투입된 특수전 항공기 AC-130J가 정밀유도무기를 투하하고 있다. [합동참모본부 제공]
두려움 방증하는 北 위협적 언사
지난해 9월 주한미군 특수부대가 공개한 티크 나이프 훈련 모습. [뉴시스]
이번 티크 나이프 훈련에서 가장 주목되는 것은 한반도에 최초 전개된 최신예 특수전 항공기 AC-130J ‘고스트 라이더’다. AC-130J는 평소 미 플로리다주에 배치돼 있으나, 지난해부터 일본 가데나 공군기지에 순환 배치되고 있다. 미군이 약 40대를 운용 중인 ‘특수작전 화력지원기’다. 이 항공기는 미군이 작전 지역 제공권을 완전히 확보하고 적 지대공미사일 위협까지 제거한 후 투입하는 전력이다. 임무 특성상 중화기 휴대가 어려운 특수부대에 강력한 공중 화력을 지원하고자 C-130 수송기를 개조해 만든 일종의 ‘공중 포대’다.
한미 ‘비상 활주로 이착륙 훈련’ 주목되는 이유
이번 티크 나이프 훈련에서 AC-130J는 가공할 위력을 보여줬다. 군산 앞바다 직도 사격장에서 AGM-114 헬파이어 II 미사일과 GBU-39 SDB 유도폭탄 실사격 훈련에 나섰다. AC-130J에 탑재되는 헬파이어 II는 적 전차를 일격에 잿더미로 만들 수 있다. 건물, 벙커 파괴용 열압력 탄두가 탑재된 금속강화탄두(MAC) 버전도 있다. GBU-39 SDB는 고고도 투발 시 최대 110㎞를 날아가 강화콘크리트 1.2m를 관통하는 벙커버스터다.
한미 연합 특수부대는 AC-130J의 화력 투사 무력시위 외에도 C-130J 수송기와 MC-130J 특수전기, A-10C 공격기, 한국군의 각종 헬기 전력이 참여한 ‘비상 활주로 이착륙 훈련’도 실시했다. 일반 공군부대가 실시했다면 통상 훈련으로 치부할 수도 있다. 공군은 유사시 적 공격으로 활주로가 파괴될 경우 고속도로나 비상 활주로에서도 항공기를 운용할 수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특수부대가 주축인 티크 나이프의 비상 활주로 이착륙 훈련에는 특별한 의미가 있다.
미군은 티크 나이프 훈련에 폭격기 전력도 대거 투입했다. 2월 28일 미 본토에서 발진한 B-52H 전략폭격기 2대가 일본 항공자위대와 제주 남방 공역에서 무력시위 성격의 훈련을 벌인 게 시작이었다. 3월 3일 B-1B 폭격기 1대가 서해와 동해에서, 3월 6일 B-1B 1대가 서해에서 무력시위 비행을 실시했다. 이때 동원된 폭격기의 면면을 보면 북한이 공포에 떨 만하다. B-52H 전략폭격기는 핵무기 운용 능력이 있는 제20폭격비행대 소속 기체다. 일본 히로시마 원자폭탄보다 10배 강력한 핵탄두를 탑재한 사거리 2400㎞의 AGM-86B 공중발사순항미사일, 인공지진으로 북한 지하 벙커를 붕괴시킬 수 있는 ‘핵 벙커버스터’ B61-12 투발 능력을 갖췄다. B-1B 폭격기는 핵무기 운용 능력은 없지만, 북한이 탐지·요격할 수 없는 합동장거리공대지미사일(JASSM) 계열 순항 미사일을 대당 24발 투발할 수 있다.
美 폭격기로 북한군 방공포대·레이더 무력화
JASSM 계열은 사거리 930㎞의 JASSM-ER과 사거리 1900㎞의 JASSM-XR 두 종류가 주로 운용된다. 450㎏의 다목적 관통탄두와 목표 상공을 선회하며 고출력 극초단파를 방사해 적 통신·레이더 장비 회로를 태워버리는 특수무기 CHAMP도 탑재할 수 있다.
최근 한미 연합훈련 양상을 통해 유사시 북 수뇌부 제거 작전 시나리오를 예측해보면 이렇다. 우선 연합군은 북한 방공 탐지 구역 밖에서 B-1B 또는 B-52H 폭격기를 동원해 대량의 JASSM-ER/XR 미사일을 투발할 것이다. 북한 레이더로는 스텔스 미사일인 JASSM 계열을 탐지할 수 없다. 평양과 남포 일대의 침투 경로에 있는 북한군 레이더와 통신장비, 방공 포대는 미사일 공격으로 무력화된다. 이후 CHAMP를 장착한 JASSM이 평양 상공을 선회하며 극초단파를 방사해 북한군 주요 통신장비를 먹통으로 만든다. 북한군이 혼란에 빠진 틈에 지상 작전부대가 평양으로 침투한다.
특수부대는 유사시 어떻게 평양에 잠입할까. 이들은 항공모함 또는 강습상륙함에서 이륙하는 수직이착륙기 ‘오스프리’나 ‘치누크’ 헬기, C-130 수송기에 나눠 타고 작전에 투입될 공산이 크다. 수백 명 규모의 특수부대 병력은 노동당사와 김정은 국무위원장 관저가 있는 보통강구역 일대에 침투해 경비 병력을 제압하고, 증원부대 투입에 대비해 저지선을 친다. 특수부대원을 내려준 오스프리와 헬기는 먼저 출발한 다른 특수부대와 함께 평양 인근 비행장을 일시 점거한다. 이곳에서 C-130 또는 MC-130 항공기로부터 재급유를 받고, 평양 시내에서 작전을 편 특수부대원을 다시 태워 복귀할 준비를 하는 것이다.
한미 특수부대별 역할 분담도 추측해볼 수 있다. 우선 작전 초반 보통강구역 일대 장악은 한국군 특전사와 미군 그린베레가 담당할 가능성이 크다. 이후 일명 ‘델타포스’로 불리는 미 육군 제1특수부대작전분견대나 네이비실 ‘데브그루’, 한국군 707특수임무단 등이 체포조를 꾸려 김 위원장 관저에서 타깃을 체포 또는 제거한다. 그사이 미 공군 F-22 전투기, 한국군 F-35 전투기, 미 해군 EA-18G 전자전기는 북한군 항공 전력의 증원을 막으면서 작전 지역의 제공권을 확보한다. 이와 동시에 AC-130J는 공중 화력 지원으로 지상 작전부대를 엄호한다. 평양 외곽에서 보통강구역으로 향하는 적 증원 부대에 포탄과 미사일을 퍼부어 접근을 차단하는 것이다. 타깃을 확보한 특수부대는 재급유를 마친 오스프리나 헬기에 탑승한다. 이들이 전투기와 전자전기, AC-130J의 공중 엄호를 받으며 남포 상공을 통해 서해상으로 탈출한 뒤 서해에 있는 항모 또는 강습상륙함으로 복귀하면 작전은 완료된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집무실이 있는 것으로 알려진 노동당 중앙위원회 본부 청사. [동아DB]
北, 진정성 있는 화해 제스처 보여야
참수작전 시나리오를 숙달하고 있는 한미 양국에 북한은 “침략적 전쟁 연습으로 한반도 정세를 위태롭게 한다”며 연일 비난 메시지를 쏟아내고 있다. 애초에 한미 양국군의 참수작전 개념은 김정은 국무위원장 등 북한 지도부가 폭정을 일삼고, 핵과 미사일을 개발해 주변을 위협하지 않았다면 탄생하지 않았을 것이다. 한국과 미국은 지난 30년 동안 대화와 협상으로 북한의 대량살상무기 문제 해결을 시도했다. 그럼에도 안보 위기를 계속 조성한 것은 바로 북한이다. 북한으로선 참수작전 현실화가 그 무엇보다 두려울 것이다. 한미 양국의 압도적 역량이 두렵다면 핵과 미사일을 만들기보다 대화의 장으로 나와 진정성 있는 화해 제스처를 보이는 게 현명한 처사다.
〈이 기사는 주간동아 1381호에 실렸습니다〉
신인균 자주국방네트워크 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