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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韓日회담 이틀 뒤…“엄마가 한류 빠졌다” TV광고 전파 탔다

입력 | 2023-03-19 16:02:00


일본 도시가스 업체 ‘도쿄가스’가 방영하는 새 TV광고 ‘엄마의 덕질’ 중.    출처=도쿄가스 홈페이지



“사랑에 빠졌다. 서른 살 연하의 한국 아이돌에.”

일본 도쿄 및 수도권에 도시가스를 공급하는 세계 최대 도시가스 기업 ‘도쿄가스’가 18일부터 한류에 빠진 엄마를 소재로 TV광고를 시작했다.

일본에 한류 열풍이 정착된 것은 오래됐지만 한국 관련 사업이 없는 내수 대기업이 한국을 이미지 광고로 삼는 건 매우 이례적이다. 공교롭게도 윤석열 대통령과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일본 총리가 정상회담을 하고 이틀 뒤부터 방영돼 한일 관계 개선에 따른 일본 내 한국에 대한 호의적인 인식을 반영한 게 아니냐는 해석도 나온다.

도쿄가스의 새 TV광고는 사춘기 딸을 둔 택시기사 엄마가 한국 아이돌 그룹 ‘원어스’의 환웅에 반하는 장면으로 시작한다. 음악을 듣고 잡지를 탐독하더니 도쿄 코리아타운 신오쿠보에서 혼자 한국식 디저트를 사 먹고 한국어 학원에 등록해 한국말을 배운다.

갈고 닦은 실력으로 택시에 탄 한국 손님에게 “도와드릴까요? 맡겨만 주세요”라고 한국말을 걸기도 한다. 염원하던 서울 콘서트 관람 추첨에 당첨됐지만 공교롭게도 코로나19에 걸려 한국행이 좌절된다. 앓아누운 엄마는 딸이 만들어 준 한국식 삼계탕을 먹으며 힘을 내는 것으로 마무리된다.

도쿄가스 측은 보도자료에서 “좋아하는 일에 열정을 쏟으면서 삶이 풍요로워지는 모습을 보여줌으로써 평범한 사람을 응원하는 회사의 이미지를 보여주려 했다”고 밝혔다.

광고에 출연한 배우 안도 다마에(安藤玉恵)는 지난해 11월 한국국제교류재단이 도쿄에서 개최한 ‘K-BOOK 페스티벌’에 나와 한국 단편소설을 낭독하는 이벤트를 갖기도 했다. 안도 씨는 도쿄가스를 통해 “요즘 한국과 관련한 일이 이어지고 있어 한글도 공부하기 시작했다”며 “올해 안에 한국에 가서 맛있는 음식을 먹어보고 싶다”고 말했다.

도쿄=이상훈 특파원 sanghu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