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튀르키예-이집트, 10여년 만에 외교관계 정상화

입력 | 2023-03-19 17:00:00


튀르키예(터키)와 이집트가 10년 만에 외교 관계를 복원하기로 했다. 사우디아라비아와 이란에 이어 양국 관계도 정상화하며 이슬람세계 정세가 다시 요동칠 전망이다.

로이터통신은 18일(현지 시간) 튀르키예와 이집트 외교장관이 이집트 카이로에서 회담하고 2013년 양국 관계가 사실상 단절된 지 10년 만에 관계 회복에 나섰다고 보도했다.

메블뤼트 차우쇼울루 튀르키예 외교장관은 이날 회담 직후 공동기자회견에서 “가능한 빨리 이집트와의 외교관계를 대사급으로 격상하고 다시는 관계가 단절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발표했다. 이어 “5월 14일 대선 이후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튀르키예 대통령과 압델 파타 엘시시 이집트 대통령이 회동할 것”이라고 했다. 샤메 슈크리 이집트 외교장관도 “관계 재개 및 대사 임명을 논의했다”고 밝혔다.

양국 관계는 2013년 이집트 군부가 무함마드 무르시 대통령을 축출한 뒤 급속히 악화됐다. 무르시 정부와 협력을 강화했던 에르도안 당시 총리는 “이집트 대통령은 여전히 무르시”라며 당시 육군참모총장이던 엘시시가 이끌던 군부를 비난했다. 이집트 정부는 “내정에 간섭하는 도발적 발언”이라고 반발하면서 양국 외교 관계는 부대사급으로 격하돼 사실상 단절됐다. 이후 리비아 내전 개입과 동지중해 천연가스 이권을 둘러싸고도 갈등을 빚었다.

지난해 11월 FIFA 월드컵이 열린 카타르 도하에서 양국 대통령이 만나 악수하는 등 해빙 모드 조짐이 보였다. 슈크리 장관은 이날 “양국 정상이 도하에서 만났을 때 관계 정상화 지시가 있었다”고 밝혔다. 지난달 5만 명 넘게 숨진 튀르키예·시리아 대지진 때 슈크리 장관이 10년 만에 튀르키예를 방문해 연대 의사를 밝혔다. 또 같은 달 외화 부족 문제로 시달리던 이집트에 튀르키예 기업들이 5억 달러(약 6544억 원) 신규 투자를 약속하기도 했다.

제이크 설리번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18일 소셜미디어에 “(양국 만남은) 더 안정된 지역을 위한 중요한 발걸음”이라고 환영했다.



이청아기자 clearle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