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러 시진핑 중재론 확산에 한발 빼 백악관도 “中휴전요구 지지 안할것”
20∼22일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러시아를 국빈 방문할 예정인 가운데 중국 관영매체가 “우크라이나 사태 해결의 열쇠는 중국이 아닌 미국의 손에 있다”고 주장하고 나섰다. 국제적으로 ‘중국 역할론’이 확산되자 한발 빼는 모양새다. 미국에서는 시 주석에 대해 “‘전쟁 중재자’가 아닌 ‘푸틴 지지자’”라는 지적까지 나왔다.
18일 중국 관영 영자지 글로벌타임스는 “시 주석의 이번 방문은 우크라이나 사태와 관계없이 진행되는 중-러 간 정상적인 교류”라면서 “중국은 우크라이나 위기의 원인 제공자도 아니고 당사자도 아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 문제 해결의 열쇠는 중국이 아니라 미국과 서방 국가들의 손에 있다”고 덧붙였다.
최근 시 주석이 러시아 방문 후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 화상 회담을 추진하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중국의 중재 시도가 주목받았다. 그런데 중국 관영매체가 오히려 미국에 공을 던진 것이다. 시 주석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만난 이후에도 별다른 해결 방안을 찾지 못할 경우에 대비해 한발 빼는 모습을 보인 것이다.
존 커비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전략소통조정관도 이날 브리핑에서 “중-러 회담에서 중국이 내놓을 휴전 요구를 지지하지 않는다”면서 “지금 휴전하자는 것은 사실상 러시아 점령지에 대한 승인”이라고 지적했다.
베이징=김기용 특파원 kky@donga.com
워싱턴=문병기 특파원 weappo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