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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매체 “우크라 사태 해결 열쇠, 中 아닌 美 손에”

입력 | 2023-03-20 03:00:00

방러 시진핑 중재론 확산에 한발 빼
백악관도 “中휴전요구 지지 안할것”




20∼22일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러시아를 국빈 방문할 예정인 가운데 중국 관영매체가 “우크라이나 사태 해결의 열쇠는 중국이 아닌 미국의 손에 있다”고 주장하고 나섰다. 국제적으로 ‘중국 역할론’이 확산되자 한발 빼는 모양새다. 미국에서는 시 주석에 대해 “‘전쟁 중재자’가 아닌 ‘푸틴 지지자’”라는 지적까지 나왔다.

18일 중국 관영 영자지 글로벌타임스는 “시 주석의 이번 방문은 우크라이나 사태와 관계없이 진행되는 중-러 간 정상적인 교류”라면서 “중국은 우크라이나 위기의 원인 제공자도 아니고 당사자도 아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 문제 해결의 열쇠는 중국이 아니라 미국과 서방 국가들의 손에 있다”고 덧붙였다.

최근 시 주석이 러시아 방문 후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 화상 회담을 추진하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중국의 중재 시도가 주목받았다. 그런데 중국 관영매체가 오히려 미국에 공을 던진 것이다. 시 주석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만난 이후에도 별다른 해결 방안을 찾지 못할 경우에 대비해 한발 빼는 모습을 보인 것이다.

미국은 ‘중국 역할론’이 부상하는 것을 견제했다. 미국 뉴욕타임스(NYT)는 17일(현지 시간) “시 주석의 움직임은 푸틴 대통령에 대한 중국의 지지를 보여주는 가장 명백한 신호”라면서 “시 주석이 다른 나라들을 중국의 영향력 내로 끌어들임으로써 미국이 주도하는 세계 질서에 도전하겠다는 의지를 점점 더 확고히 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존 커비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전략소통조정관도 이날 브리핑에서 “중-러 회담에서 중국이 내놓을 휴전 요구를 지지하지 않는다”면서 “지금 휴전하자는 것은 사실상 러시아 점령지에 대한 승인”이라고 지적했다.


베이징=김기용 특파원 kky@donga.com
워싱턴=문병기 특파원 weappo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