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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전할 때 오는 행복[내가 만난 名문장/채선희]

입력 | 2023-03-20 03:00:00

채선희 중앙대 교육학과 객원교수


“행복은 삶의 순간에 깊게 몰입할 때 찾아오는 것이다.”

― 미하이 칙센트미하이 ‘플로’ 중에서



1990년대 초 미국 시카고대 유학 시절, 심리학과 칙센트미하이 교수의 ‘플로(Flow)’라는 개념을 처음 접하게 되었다. 플로는 ‘시간의 흐름이나 공간, 더 나아가 자신에 대한 생각마저 잊어버리는 완벽한 심리적 몰입 상태’를 말한다. 개념은 생소했지만 ‘무아지경’ ‘삼매경’을 떠올리면 어느 정도 이해할 수 있었다. 그는 행복한 삶을 만드는 원동력을 ‘몰입’에서 찾았고, ‘플로’는 미국 사회 각계각층에서 관심과 찬사를 받은 최고의 베스트셀러가 되었다.

한국 사회는 행복한가? 2022년 유엔 세계행복보고서에 나타난 한국의 행복 순위는 59위다. 우리 사회의 전반적인 행복 수준이 경제 수준에 미치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몇 년 전부터 MZ세대를 중심으로 유행하는 파이어(FIRE)족이나 욜로(YOLO)족은 일상에서 작은 행복을 스스로 찾아보고자 하는 새로운 흐름이다. 파이어족은 은퇴자금을 마련한 뒤 조기 퇴직하여 행복한 삶을 살겠다는 것이고, 욜로족은 한 번뿐인 인생이니 현재의 행복을 위해 여행, 취미, 여가, 외식 등에 집중한다는 것이다. 이러한 흐름은 일과 직장을 중시했던 기성세대와 달리 일을 경제적 수단으로 여기는 경향이다.

그러나 행복은 단순한 기쁨이나 즐거움과는 다른 것이다. 휴식과 취미 생활만으로는 진정한 행복을 느낄 수 없다. 칙센트미하이 교수의 연구 결과를 봐도, 사람들이 몰입에 잘 빠지는 순간은 휴식이나 여가 시간이 아니라 일하는 순간이었다. 사람들은 일에 대한 몰입을 통해 진정한 행복을 느낀다. 몰입하는 능력은 곧 ‘마음의 힘’이고, 역경을 즐거운 도전으로 바꾸는 ‘마음의 힘’이야말로 행복한 삶을 위한 핵심 요건이다.

최고의 행복은 ‘도전적이지만 가치 있는 일을 이루기 위해 몸과 마음을 최대한도로 진력하여 몰입 상태에 빠질 때’ 오는 것이다.


채선희 중앙대 교육학과 객원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