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일 정상회담 이후] 강제동원 부정하는 표현에 반감 정부, 배상판결 15명 이달 만나기로 박진 “유족 상당수 정부안 수용 의사”
정부가 일제강점기 강제동원 피해배상 해법 최종안을 발표한 6일 서울 종로구 일제강제동원피해자지원재단에서 관계자가 출입하고 있다. 2023.3.6 뉴스1
일제강점기 일본제철에서 노역을 했던 강제징용 피해자 고 김규수 씨의 아들 김인석 씨는 19일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한일 정상회담 결과에 대해 “단편적이긴 하지만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16일 정상회담 뒤 공동 기자회견에서 강제징용 피해자들을) ‘한반도 출신 노동자 문제’라고 한 발언을 윤석열 대통령이 (징용 피해자로) 수정하질 않더라. 조금 더 당당하게 표현했으면 하고 섭섭했다”고 말했다. 강제동원을 부정하고 일본 노동자와 차별 없이 대우했다는 속내가 담긴 기시다 총리의 발언에 윤 대통령이 문제를 제기했어야 한다는 취지다. 정부의 ‘제3자 변제안’ 해법을 받아들이겠다는 입장인 김 씨는 “피고 기업이 여전히 자발적으로 참여하길 기대하고 있다”면서도 “제3자 변제로 피해자들의 아픔이나 상처를 보듬어주고 치유해줄 필요는 있다”고 전했다.
또 다른 피해자 가족 A 씨는 ‘제3자 변제안’ 수용 거부 입장을 밝혔다. “미래지향적 외교도 좋지만 지금처럼 정부가 일방적으로 해결하는 것은 강제징용 피해자들을 무시하는 것이고 나라 잃은 설움에 징용 살았던 사람들을 두 번 울리는 것”이라며 “우리 기업들이 주는 배상금은 받지 않겠다”고 밝혔다.
정부는 이달 중 대법원에서 2018년 강제징용 배상 확정판결을 받은 원고 15명을 가급적 모두 만나 해법을 설명할 방침이다. 박진 외교부 장관은 18일 KBS 인터뷰에서 “대법원의 배상 확정판결을 받은 강제징용 피해자 유가족 상당수 분들이 정부가 제시한 해법안에 따라 판결금 지급을 수용할 의사가 있는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고 말했다. 6일 정부 해법 발표 후 피해자 법률대리인단은 “해법을 수용하겠다는 원고가 4명, 거부하겠다는 분이 3명”이라고 했다. 그러나 정부와의 실제 면담에서 수용 입장을 밝힌 피해자 유족은 4명 이상인 것으로 알려졌다.
신나리 기자 journar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