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가족 5명이 사망한 채 발견된 인천 미추홀구 주택 앞에 주차된 차량에 ‘엄마 사랑해‘ 가 적힌 아이의 그림이 놓여 있다. 뉴스1
인천의 한 주택에서 숨진 채 발견된 일가족 5명은 평소 단란한 모습이었던 걸로 이웃들은 기억했다.
지난 18일 오전 10시 37분경 인천 미추홀구 단독주택에서 “사람이 쓰러져 있다”는 신고가 접수됐다. 현장에 출동한 경찰과 소방은 집 안에서 40대 A 씨 부부와 첫째 딸(5), 둘째 딸(4), 막내아들(2)의 시신을 발견했다. 아내(40대)와 세 자녀는 흉기에 찔린 채 같은 방에 쓰러져 있었고, A 씨는 다른 방에 혼자 숨져 있었다.
경찰은 외부에서 침입한 흔적이 없는 것을 감안할 때 A 씨가 아내와 자녀를 흉기로 살해한 뒤 극단적 선택을 했을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주말동안 이 집 앞에서는 ‘수사 중’이라는 테이프가 붙었다. 이웃들은 주변을 서성이며 “정말 화목하게 살던 가족으로 기억하는데 의아스럽다”며 안타까워 했다.
뉴스1
이웃에 따르면 A 씨 부부는 약 5년 전 이 주택을 사들여 이사 왔다. 이들은 수개월 전 주택 2층에 찜질방을 만들고 세를 줬다.
한 주민은 “부부가 사이가 좋고, 남편이 주말마다 집을 고치는 등 손기술도 좋은 것으로 기억난다”며 “왜 이런 일이 일어났는지 모르겠다”고 했다.
부부는 아이들을 유모차에 태우고 동네를 자주 돌아다녔다고 한다. 익명의 주민은 “저 집 아들이 밤 늦게 잠을 못 자면 아버지가 아들을 장난감 자동차에 태우고 동네 앞을 돌아다닌 모습이 선하다”고 말했다.
가족들의 왕래도 자주 있었다고 했다. 한 주민은 “A 씨 아버지가 손자, 손녀들을 돌보기 위해 자주 방문했다”고 말했다.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으로 전문가의 도움이 필요하면 자살예방 핫라인 1577-0199, 자살예방 상담전화 1393, 희망의 전화 129, 생명의 전화 1588-9191, 청소년 전화 1388 등에서 24시간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
박태근 동아닷컴 기자 pt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