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동성로의 한 거리에 내걸린 현수막. 온라인커뮤니티 뽐뿌 캡처
대구 동성로의 한 건물 앞에서 불법주정차나 역주행 운전자를 신고한 ‘파파라치’를 조롱하는 현수막이 걸려 누리꾼들이 분개하고 있다.
지난 18일 온라인 커뮤니티 뽐뿌에는 대구 동성로 인근 도로에 걸린 현수막을 찍은 사진이 올라왔다.
이같은 현수막은 해당 건물 앞에서 불법 주정차 신고를 당한 운전자들 항의에 건물 입주자가 걸어놓은 것으로 추정된다.
이후 사진이 다른 커뮤니티와 SNS상에서 공유되자 자신이 현수막에서 언급한 ‘젊은 청년 아이’라고 주장하는 누리꾼이 나타났다.
누리꾼 A 씨는 “2층 창가에 앉아서 불법 역주행 지나갈 때마다 신고했다”며 “99%가 불법 역주행이다. 불법주정차는 몇 건 안 된다”고 했다. 그는 “단속하는 사람이 없으니 몇 시간을 불법 주차해놔도 아무도 뭐라고 안 한다”고 밝혔다.
한 누리꾼이 올린 해당 거리 사진. 온라인커뮤니티 뽐뿌 캡처
A 씨는 그러면서 자신이 신고한 내역을 공개했다. 내역에 따르면 그는 1월 30일쯤부터 신고를 시작해 이달 10일까지 신고를 했다. 그가 신고한 건수는 총 535건으로, 하루에 평균 10건 이상씩 신고를 한 것이다.
A 씨는 하지만 “앞으로는 신고를 하지 않겠다”며 “불법 주정차 신고하다가 맞기도 했다”고 말했다.
그는 “(신고를 받은) 경찰들 반응은 ‘굳이 신고해서 맞냐’는 반응이었다”며 “합의하러 간 병원에서도 나이 많은 사람 신고한 제 잘못이라는 식으로 이야기했다”고 주장했다.
A 씨는 “어떤 사람이 불법 촬영한다고 신고해서 경찰이 와서 제 이름과 휴대전화 번호를 적어가기에 신고도 접고, 이제는 저곳에 가지도 않는다”며 “불법 저지른 사람은 당당하고 뻔뻔한데 그걸 신고한 제가 나쁜 놈이 되어 있었다. 아무도 내 편은 없었다”고 호소했다.
최재호 동아닷컴 기자 cjh1225@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