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은 20일 전원위원회 논의를 앞둔 선거제도 개편안에 관해 ‘국회의원 정수 확대’ 가정을 강하게 비판하며 거리를 뒀다. 국회 정치개혁특별위원회는 17일 권역별 비례대표제를 전제로 한 3개 안을 결의안으로 의결했는데, 이 중 소선거구제를 유지하는 2개 안은 비례대표를 50석 증원하는 방식이다.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국회의원 정수는 절대 증원시키지 않겠다”고 포문을 열고 현행 준영동형 비례대표제 폐지로 선거제도 개편 논의의 틀을 제한했다. 자유한국당은 2019년 이뤄진 준연동형 비례대표제 개정에 불참했었다.
김 대표는 “선거제도 개편안 논의가 진행 중이지만, 근본 취지는 더불어민주당이 앞장서 비틀어놓은 준연동형 비례대표제라는 국적 불명, 정체불명의 제도를 정상 제도로 바꿔놓자는 것에 있다”며 “4년 전 여야 합의 없이 민주당이 완력을 행사해서 도입시킨 현행 선거법은 반드시 고쳐져야 한다”고 했다.
주호영 원내대표도 “지난 금요일(17일) 선거제도 3개의 안을 결의해서 (정개특위) 전체회의로 보냈는데, 전혀 우리 당의 뜻과 다른 내용이 통과됐다”며 “의원총회에서 의원 정수는 전혀 늘려서는 안 된다는 걸 분명히 했다”고 했다.
주 원내대표는 “지금 소선거구제에 문제가 있으니 가급적 중대선거구제로 진영 대결정치를 지양하는 쪽으로 선거제도를 바꿔보자는 의견이 있었음에도, 그런 내용은 전혀 반영되지 않은 채 의원 정수를 50석 늘리는 안 2개를 넣어 통과시켰다. 경위를 파악하고 있다”며 곧바로 당 소속 정개특위 위원 회의를 소집하겠다고 밝혔다.
주 원내대표는 “의원 정수를 늘리는 게 전혀 우리 당 뜻과 다르다는 점을 분명히 말하고, 저희는 지금 제도가 갖는 문제점을 고치는 데 확실히 뜻을 같이 하지만 그 방법으로 의원 정수를 늘리는 꼼수는 절대 받아들이지 않고 허용하지 않겠다”고 못박았다.
전직 3선 의원인 김재원 최고위원은 한 걸음 나아가 1석 축소를 주장했다. 국회의원 정수는 18대 국회까지 299명이다가 세종시가 생기면서 19대 총선부터 300석이 됐다.
김 최고위원은 “300명으로 한정적으로 증원한 이후에 국회의원들이 도리어 330며으로 늘리고자 여러 선거법을 제안했는데, 그것도 다시 민주당 의원들에 의해서였다”며 “저는 지금 현재 300명으로 규정된 정수조차 헌법 위반이라고 판단한다. 하루빨리 299명 이하로 (선거법을) 개정하는 것이 헌법 정신에 맞다”고 덧붙였다.
[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