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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리 안 비켜? 남자는 서 있어라”…지하철서 男 폭행한 여성

입력 | 2023-03-20 16:38:00


(웨이보 갈무리)

군복을 입은 한 여성이 지하철에서 자리를 양보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앉아 있던 남성을 폭행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지난 15일 중국 포털사이트 ‘시나닷컴’과 소후닷컴 등에는 광저우의 한 지하철 객실 안에서 벌어진 폭행 영상이 올라왔다. 사건은 이날 오후 9시30분쯤 광저우 지하철 4호선에서 일어났으며, 폭행 가해자인 왕모씨(50·여)가 이모씨(31·남)와 좌석 문제로 말다툼하다 폭행을 저질렀다.

영상에서 군복을 입고 있던 왕씨는 “내일부터 모든 지하철 안에서 남자는 서 있고 여자는 앉아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중국 남자들은 왜 여자들에게 자리를 양보하지 않냐. 외국에서는 모든 여자에게 자리가 있다”고 소리쳤다.

자리에 앉아 이를 듣던 이씨는 “왜 중국 지하철 안에서 소란을 피우냐”고 따졌다. 그러자 왕씨는 “내가 중국인이 아니라는 것을 어떻게 아냐. 내가 이 외국 옷을 입으면 중국인이 아니라는 거냐”고 급발진했다.

(웨이보 갈무리)

두 사람의 실랑이가 이어지던 중 왕씨는 돌연 이씨 앞으로 다가가 그의 얼굴과 머리를 세게 때렸다. 동시에 “다시 말해봐”라면서 이씨의 머리채를 잡고 흔들었다.

이씨는 왕씨의 폭행으로 당시 쓰고 있던 안경까지 바닥에 떨어졌지만, 아무 대응도 하지 않고 가만히 있었다. 그러자 이씨 옆에 있던 승객이 일어나 왕씨의 폭행을 대신 제지했다.

이후 신고받고 출동한 지하철 직원 3명이 바로 다음 역에서 왕씨를 끌고 내리면서 상황이 일단락됐다. 지하철 직원이 이씨에게 “하차해서 이 문제를 처리하겠냐”고 묻자, 이씨는 “됐다. 이 여성이 너무 시끄러워 참을 수 없었던 거다”라고 말했다.

경찰 조사 결과 왕씨는 만취한 상태에서 폭행을 저질렀으며, 이에 따라 10일 행정 구류 및 500위안(약 10만원)의 벌금 처벌을 받았다.

(웨이보 갈무리)

사건을 접한 중국 현지 누리꾼들은 “자리 양보는 개개인의 자발성과 예의의 문제다”, “남녀노소 할 것 없이 양보할 여력이 있으면 기꺼이 양보하면 된다”, “자리를 양보하는 과정에서 예의와 존중을 중시해야지. 성별과 연령의 차이를 강조해서는 안 된다”, “자리 양보는 강제가 아니며 분쟁과 폭력의 원인이 되면 안 된다” 등 반응을 보였다.

(서울=뉴스1)